한은, 13회 연속 금리 동결
내수보다 급한불 집값·가계부채에 방점
1분기 1.3% 깜짝 성장은 ‘일시적’ 판단
이창용 총재 “기조적인 변화는 없다” 강조
물가상승률 전망 2.5%로 0.1%P 내려
“물가 수준 봤을 땐 금리 인하 여건 조성”
2024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 730억弗 예상
美 연준 위원들 “9월 기준금리 인하 적절”
0.5%P ‘빅컷’ 가능성 39%로 높아져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한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한 것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내수 부진 탓이다.
다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폭증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3번째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21일 발표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1.3%(직전 분기 대비)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0.2%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3분기 들어서도 민간소비 등 내수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를 토대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5%와 0.6%로 각각 제시했다.
내년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0.6%, 0.7%로 전망하는 등 4분기 연속 0%대 중반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5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내리고, 내년 전망치는 기존 2.1%를 유지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이창용 총재는 “(지난 5월) 상향 조정이 과도한 면이 있어서 기술적으로 낮춘 것이지 경기가 나빠지거나 기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올해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설비투자는 3.3%포인트 각각 내렸다.
반면 재화수출은 5.1%에서 6.9%로 1.8%포인트 높였다.
건설투자는 종전보다 1.2%포인트 높인 -0.8%를 제시했다.
수출은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방한 관광객 증대 등에 힘입어 전망치를 높였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큰폭의 흑자 기조를 반영해 지난 5월 전망(600억달러)보다 130억달러 높였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0만명으로, 당초 예상(26만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건설업 취업자의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아울러 반도체 경기 개선폭이 확대돼 소비 및 설비투자가 늘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2.5%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을 더 갖게 됐다.
앞으로 몇 달간 수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물가 수준으로 봤을 때는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주요국의 성장과 IT 경기 확장 속도, 글로벌 정치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변수로 남아 있다.
기상 여건, 공공요금 조정 시기 등은 물가 관련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이들 리스크로 인한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결과 미국의 성장세 둔화폭이 확대되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0.1%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0.3%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는 올해엔 큰 영향이 없고 내년 중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9월로 예상되면서 인하폭 등도 우리 경제의 변수로 떠올랐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다수 위원은 경제지표가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의사록 공개로 연준이 9월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전날 29%에서 크게 오른 39%로 반영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박미영·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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