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건설업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월(17만2000명)보다 축소됐다.
폭염 등 기상 이변이 더해지면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3000명(0.4%) 증가했다.
연초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5월(8만명)과 6월(9만6000명) 두 달 연속 1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가 7월(17만2000명)에는 1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8월 증가 폭은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8만4000명 줄어 전월(8만1000명)보다 감소 폭이 소폭 확대됐다.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치로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 5월(-4만7000명), 6월(-6만6000명) 이후 4개월째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건설 수주가 둔화하는 가운데 폭염 등 기상 이변도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종합건설 쪽 취업자가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공사업도 지난 5월부터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농림어업(-4만명)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고,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도 5만5000명 감소해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7월(-1만1000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돼 3만5000명이 줄었다.
서 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들어) 증가하다가 최근 2개월 감소했고, (전달보다) 감소 폭도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제조업은 40대 이하는 감소하고 50대에서는 증가하는 등 연령별 차이가 있고 업종별 차이도 있다”고 진단했다.
식료품, 자동차 산업 취업자 수는 증가한 반면 의복과 의약품 제조업 취업자 수는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정보통신업(10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9만4000명), 운수 및 창고업(9만4000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늘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지난 2월(-5만7000명)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 8월에도 6만7000명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달(-11만명)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8월에도 6만4000명 줄면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구직활동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특정한 이유가 없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4만5000명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8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쉬었음 인구는 6개월째 늘고 있다.
서 국장은 “쉬었음 인구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증가했다”며 “14만여명의 쉬었음 인구가 60대인데, 폭염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염 등 기상이변은 평균 취업 시간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4.1시간으로 전년 동월보다 1.5시간 줄었고, 일시 휴직은 74만2000명으로 18만5000명 늘었다.
공공행정과 같은 분야에서 폭염 등에 따른 야외활동 자제 지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종사자별 지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일용근로자도 10만1000명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야외활동이 잦은 업무 환경에서 폭염 등의 영향을 받았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7%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 국장은 “청년층 취업자 수는 인구 감소의 영향이 크고, 고용률의 경우 채용 시장에서 경력자 선호 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20대 후반 고용률은 최고치를 경신 중이기 때문에 청년 고용률의 전체적인 수준이 낮은 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25~29세 고용률은 73.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는 56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9000명 줄었다.
실업률도 1.9%로 0.1%포인트 낮아졌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주재하면서 "건설업·자영업 취업자가 감소하고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며 "업종별·계층별 고용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8월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이 역대 최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양호한 고용 지표가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