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불공정 거래 조사에 들어간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간 오간 비방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8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인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엄정한 관리·감독과 불공정 거래 조사를 즉각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4 컨퍼런스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금감원은 양측의 풍문 유포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앞서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일 고려아연이 MBK의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사주 취득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이 풍문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했고, 실제로 고려아연 측의 대항 공개매수 공시는 이틀 후인 4일에야 이뤄졌다.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한도가 586억원에 불과하다는 MBK·영풍의 주장도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 따라 2693억원의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을 정했고 올해 중간 배당금 및 이익잉여금 적립액을 빼면 자사주 취득이 586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MBK·영풍 측 주장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의로 6조원 규모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취득할 수 있다면서 MBK의 주장이 “허위사실 유포이자 시세조종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소비자경보도 발령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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