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국채지수 편입 성공
국내 금융시장 위상 업그레이드
韓, WGBI 26개국 중 비중 9번째
실제 편입은 2025년 11월쯤 이뤄져
자금 유입 본격화 땐 재정에 숨통
연간 정부 채권 순발행 규모 달해
회사채 금리도 낮아져 기업 이익
우리나라가 글로벌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이 결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선진 국채클럽’으로 위상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채권시장에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WGBI 추종 자본이 유입될 경우 국채 발행 여력이 커지고, 재정정책 운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경우 국고채 금리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이번 채권지수분류에서 한국을 WGBI에 편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국내 채권시장에 80조원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WGBI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 포함된 선진 국채클럽으로, 추종 자금이 2조5000억∼3조달러(3362조5000억~4035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자금력뿐만 아니라 주요 연기금 등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도도 높다.
이 때문에 한국이 WGBI에 편입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와 신뢰도도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대상에 해당하는 2개 지수에 모두 편입됐다.
2002년 블룸버그-바클레이스글로벌국채지수(BBGA)에 편입됐고, 나머지 JP모건 신흥국 국채 지수(GBI-EM)는 신흥국이 대상이라 한국은 소득 기준 초과 등으로 제외된다.
WGBI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전체 추종 자금에서 계산하면 앞으로 70조~88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편입은 내년 11월쯤 이뤄지며 1년간 분기별로 편입 비중이 확대된다.
한국의 편입 비중은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자금 유입 규모는 정부의 연간 국고채 순발행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에 201조3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83조7000억원이 순발행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와 금리가 낮아지면 정부 입장에서 조달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난다.
국고채 발행 잔액이 늘면서 지난해 국고채 이자 비용만 23조원에 달했다.
국고채 금리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우리 국채시장이 명실상부하게 제값 받기에 성공했다”며 “이번 결정은 윤석열정부의 건전재정 기조하에서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가 신인도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자율시장 경제 기조하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일관된 외환과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한 것이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우리 채권시장에 대한 평가가 ‘경제 체급’에 맞게 조정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리가 안정돼 국민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규모 추종 자금의 유입으로 국채시장의 기반이 확충돼 안정적인 중장기 재정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채권 시장에서 장기채 수급에 우호적인 역할을 할 것 같고 대략 2년 정도에 걸쳐서 적게는 40조원 많게는 60조원 이상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덱스 편입 채권은 담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 채권의 활용도도 높아지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안용성 기자,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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