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부터(현지시간) 4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2024년도 세계은행그룹-국제통화기금(WBG-IMF) 연례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선 ‘인플레이션, 세계 경제성장 속도, 글로벌 부채 문제’가 주요 글로벌 경제성장 난제로 선정되었는데, 이에 최빈국과 개발도상국 개발 지원 확대를 통한 대응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되었다.
한국 정부 대표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WBG와 IMF는 앞서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동시 설립되었는데, 이 체제는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 회원 44개국이 효율적인 외환 시스템을 통해 통화의 경제적 평가절하를 방지하고, 글로벌 경제성장을 촉진하자는 목적으로 소집되었다.
44개 회원국 모두 통화 가치를 미국 달러에 고정하는 효율적인 외환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WBG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브레튼우즈 체제가 유지되던 1940년과 1970년 사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는 9조1408억9500만달러에서 26조2288억2000만달러로 187% 증가했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 오른쪽)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소재 세계은행(WB)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왼쪽 두번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기획재정부 홈페이지 |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0년대에 폐지되었지만, 이 체제로 탄생한 WBG와 IMF는 지금까지 국제 자본조달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IMF는 환율을 모니터링해 지원이 필요한 국가를 판별하고, WBG는 이러한 국가에 대한 보조금과 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상호관계를 맺어왔다.
현재 IMF는 190개 회원국 간 국제 통화협력을 조정하고 있으며, WBG는 대출과 보조금으로 이를 지원 중이다.
WBG-IMF 연례행사는 이러한 설립 취지에 따라 국제 경제성장 지원을 구체화하려고 논의하는 자리이다.
이번 연례행사에서는 개도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해결책이 제시되었는데, 이 중 디지털 해결책과 다양한 경제지원 시스템의 개혁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는 청년 실업으로 경제성장이 지체되고 있어 일자리 창출방안도 논의되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특별히 국제개발협회(IDA)의 개혁과 확대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IDA는 세계은행의 한 부문으로, 빈곤 완화와 경제발전 지원을 목표로 한다.
2023년 기준 연간 342억달러(한화 약 47조2131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원금으로 최빈국에 대규모 자금원을 제공하는 기구로, 이번 연례행사에서는 재원 확대가 논의되었다.
재원 조달 다각화 방안 중 기존 회원국의 출자금 증액과 하이브리드 자본 도입, 대차대조표 최적화, 민간 부문의 개도국 투자확대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한국은 그간 이러한 재원 확대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적극 추진 중에 있다.
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년)을 통해 2021년부터 5년간 계획을 수립하였고, 2030년까지 ODA 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기반 또한 마련 중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공한 ODA 자금의 47.3%인 2억4942만달러(약 3443억2400만원)가 WBG에 제공됐으며, 이 중 2억4845만달러가 비지정 기여금으로 97만 달러가 지정 기여금으로 각각 제공됐다.
IDA에 제공된 자금은 1억3641만달러로, 2023년에는 2억8414만달러로 증액됐고, 이에 따라 한국이 WBG에 제공한 총액은 3억9613만 달러(약 5468억5700만원)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기준 잠정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ODA 중 33%가 최빈국 지원금으로 제공되는데, 이는 전체 지원 비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뿐 아니라 한국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경제개발의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IDA에서 졸업한 36개국 중 한국이 포함되는데, WBG는 지난 8월 발간한 경제개발 보고서에서 한국을 ‘성장의 슈퍼스타’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경제성장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어떠한 국가보다 개발 원조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포지션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례행사 기간 중 최 부총리는 WBG 아제이 방가 총재와 만나 IDA 재원 보충의 필요성과 민간 부문을 활용한 개도국 투자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디지털 해결책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다음달 한국에서 진행될 IDA 재원 보충을 위한 최종 회의를 언급하면서 재원 확대의 중요성과 이를 확보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을 강조했다.
한국은 그간 ODA를 지속해서 확대하며 개선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검토에 따르면 국제협력 부분을 조금 더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협력 강화는 여러 국가 간 적극적인 개혁과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한국이 보여준 좋은 성장 모델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한편 다자 및 양자 협력에서 특정 프로젝트 지원을 넘어 포괄적 협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과 지원의 포괄적 확산은 글로벌 경제성장에서 한국이 지속가능한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민 UN SDGs 협회 연구원 unsdg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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