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레이드도, 트럼프 트레이드도 없었다'.

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의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예측 불허의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면서, 이날 금융시장도 특정 후보에 대한 베팅을 자제한 채 숨죽이며 대선 결과를 지켜봤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수혜주는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이날 1.16% 하락했다.
DJ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 운영사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여왔다.

반면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당선에 올인해 온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는 3.54% 뛰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역시 상승세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31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거래일 대비 2.57% 오른 6만9396달러선을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0.89%, 솔라나는 4.98% 뛰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가능성이 컸을 때 올랐던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7%선을 기록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45% 내린 103.32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그가 공약한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것으로 봤고 그 결과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뛰는 현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도 재정적자를 확대해 국채 금리를 치솟게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대선일인 이날은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미 대선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접전 경쟁을 벌이면서 선거일인 이날까지도 결과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미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예상 승률은 지난 4일 기준 50 대 50으로 나타났다.
대선을 100번 치를 경우 두 후보가 정확히 50번씩 승리한다는 뜻이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지지율도 여론조사 기관별로 막판까지 결과가 엇갈렸다.
전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4곳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네바다와 위스콘신 2곳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이뤘다.
이는 이틀 전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 7곳에서 4승2무1패의 우위를 점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월가에서는 투자자들이 선거일 당일 어느 한 후보의 승리에도 베팅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워싱턴의 잠재적 불확실성과 드라마에 대한 헤지 흐름이 많았다"며 "이제 선거일이 되면서 (헤지 투자의) 일부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