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개 업체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들은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 매출액이 코로나19 이후 첫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기업은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 폭이 크게 떨어지는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개 업체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수출기업 매출액은 13.6% 증가했으나 내수기업 매출액은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1.9%)를 기록했다.

내수기업 매출액을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으로 나눠볼 때 수출 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다. 내수 부문은 2.4% 감소해 전체 매출액 감소를 기록했다. 매출액 감소 내수기업은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등이다.

한경협은 수출기업 매출이 올해 상반기 13.6% 반등했으나 지난해 매출액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1위 기업 삼성전자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착시 효과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개선됐다. 지난해는 2.2%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7.4%를 기록했다. 기업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매출원가+판관비) 비중은 지난해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이 1.9%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여줬다. 불황형 흑자는 부진한 매출을 만회하고자 비용을 절감해 영업이익이 흑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비용은 크게 늘었다. 이자비용증가율은 지난 2022년 47.5%에서 지난해 52.9%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갚지 못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 비용) 1 미만 기업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최대치다.

올해 상반기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에 돌아섰다. 전체 기업 투자 증가율은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맞은 2020년에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경제 전반 성장 동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진다"라며 "유연한 통화 정책, 투자 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 경제 살리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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