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건설사가 국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못 받은 돈이 지난 3분기 기준으로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5곳은 미수금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증가해 재무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시공 능력 평가 10위권 건설사 중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 매출채권 등으로 미수금 항목을 명확하게 공개한 9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17조637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16조9336억원)보다 4.2% 증가한 수치다.

공사미수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로 4조99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3조3233억원) 대비 47.7%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분양미수금은 1967억원으로 지난해 말(1066억원)보다 84.5% 늘어났다.
현대건설의 분양미수금은 1967억원으로 지난해 말(1066억원)보다 84.5%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공사와 분양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액이 2조5344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560억원)보다 36.6%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2.0% 증가한 2조2307억원, 포스코E&C는 11.6% 늘어난 1조3515억원, 롯데건설은 8.5% 증가한 1조5625억원으로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는 공사미수금을 59.5% 줄여 401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보다 30.2% 감소한 1조7946억원, GS건설은 29.3% 줄어든 1조9901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9.2% 감소한 6428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은 미수금은 대부분 받기로 약정된 금액이고, 공사 수주 실적이 많을수록 늘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특성상 아파트 분양과 같이 공사가 완성되고도 일정 시일이 지나야 대금이 완납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수주 실적이 늘면 미수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도 현대건설의 경우 현재 2141억원의 미수금이 남아있지만, 아파트는 다 팔려 향후 잔금이 입금되면 미수금도 해소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공사를 마치고도 장기간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대우건설이 2012년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정유공장 사업은 현재 공사를 100% 마쳤지만, 현재 미수금 124억원이 남았다.
2013년 리비아에서 수주한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의 경우 리비아 내전 등으로 현재까지도 진행률이 35.2%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른 미수금은 164억원이다.

대우건설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2000년대 초반 뉴욕 맨해튼에서 건설 사업을 추진하다 200억원이 넘는 돈을 결국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대우로부터 2000만 달러(약 262억원)를 빚졌다가 이를 갚을 수 없게 되자 플로리다와 피닉스 등 9개 사업장에 대한 채권으로 대신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수익이 나지 않았고 대우 측은 결국 2017년께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게 당선된 후 이 빚을 손실 처리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2011년 파나마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계약하고 공사까지 마쳤지만 39억원은 받지 못하고 대손 충당금으로 손실 처리했다.
현대건설이 2019년 시작한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는 지난해 8월 31일이 공사기한으로, 현재 공사가 99% 완성됐다.
그러나 미수금 50억원이 남아있다.
이와 별도로 이 사업과 관련해 공사비 청구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미청구 금액은 1천69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