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이 ‘사전홍보’라는 카드를 꺼냈다. 지난 입찰 때 GS건설만 참여해 유찰되자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조합이 입찰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어 삼성물산 등 관심을 갖고 있는 건설사들 간 경쟁 입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전 홍보 관련 공고’를 내고 오는 25일까지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시공사들에 리플릿 초안을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관심있는 건설사 누구든 사전홍보에 참여할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경쟁입찰을 원하고 있고, 시공사들이 재입찰을 준비하고 있어서 회사 홍보도 해달라는 취지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시공사 입찰이 이뤄진 이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합은 주요 건설사들의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사전 홍보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시공사 모집 공고 이후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입찰참여확약서는 GS건설 한 곳만 제출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조합은 시공사 재선정 공고 전 입찰 조건도 변경할 계획이다. 조합은 다음 달 중순께 대의원 회의 등을 거쳐 시공사 재선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지난 9월 말 입찰공고의 주요 입찰 조건은 입찰 보증금 600억원에 공동 도급 불가능 등이다. 사업비는 약 1조6198억원으로 3.3㎡당 공사비를 880만원에 책정했다. 조합은 1차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면서 입찰지침서에 ‘책임준공확약’을 명시했다.
입찰 조건이 완화될 경우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까지 3파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잠실우성 재건축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삼성물산은 책임준공확약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조합에 요구해왔다. 책임준공은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해 사용승인이나 준공을 보장하는 의무를 말한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기한을 넘길 경우 발생하는 금융비용 등 채무를 시공사가 떠안게 된다. 조합 입장에서는 일종의 안전장치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요소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방배15구역 등에서도 입찰 지침에서 책임준공 조건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책임준공확약 조건이 완화된다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대로 유지될 경우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에 재공고 일정을 늦춰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 GS건설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잠실우성 재건축 입찰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잠실우성 재건축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101-1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2860가구와 근린생활시설(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