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비트코인을 비축자산으로 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구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먼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가상자산 시장을 기존 금융시스템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이냐, 관계를 맺을 것이냐가 우선”이라며 “그 과정에서 투자자보호를 어떻게 하느냐가 우선”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비축자산은 미국에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저희(우리나라)로서는 시간을 두고봐야할 이슈”라며 “다른 나라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트럼프 관련 국내 영향, 가계대출 등 금융당국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KBS 캡처 |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미국의 국가안보와 위기 대응을 위해 비트코인을 금과 석유 등과 같이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해 여전히 실질적인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무엇인가 의문이 있다”며 “거래량이 가상자산에 많은 것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필요가 있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불공정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에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서는 “기업 지배구조가 좀 더 투명하게 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이 상법 개정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 경영이나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사가 지금은 회사에 대해 충실의무를 다하게 돼 있는데 주주까지 포함하면 의사결정이 굉장히 지연될 수 있다”며 “소송도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걱정이 있고 이를 빌미로 외국의 투기자본들이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경영권 위협하는 사례가 생기면 기업가치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증시 급락에 대비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투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19 당시 증시가 위축됐을 때 썼던 수단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증안펀드의 경우 돈을 투입할 기관들도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다만 “증안펀드는 주가부양보다 안전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로 손 전 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안과 관련해서는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엄정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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