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후폭풍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이어지자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36개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증권사의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아울러 증권사의 내부통제와 인센티브 구조의 적정성을 원점에서 재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5일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긴급 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CEO를 중심으로 유동성, 환율 등 리스크 요인별로 '종합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만일의 상황에 긴밀히 대응해달라"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금융감독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 시장 변동성 대응 역량을 최적화해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모든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도 흔들림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해 우리 자본시장과 국민 자산을 굳건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함 부원장은 CEO 책임 아래 내부통제와 인센티브 구조의 적정성을 원점에서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고에서 드러난 내부통제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함 부원장은 "최근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의 경우 단기실적 중심의 성과 보수 체계가 임직원들로 하여금 과도한 수익과 리스크를 추구하도록 유도했다"며 "상급자의 수직적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감사 부서의 수평적 내부통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불법행위가 전혀 통제?관리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금융 사고를 헤지 업무 부서에 PI 부서와 동일한 성과 체계를 적용함에 따라 과도한 투자 거래가 발생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증권사 업무 단위별로 본연의 업무 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성과 보수 체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감원은 2025년 검사 업무 핵심 과제로 '내부통제 운영의 적정성'을 강도 높게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 등 증권사의 자기 이익 극대화 행위도 지적했다.
함 부원장은 "최근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주관업무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과의 정보 비대칭 등을 악용해 증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투자자와의 이해 상충 관리를 해태하거나 주관사 주의의무를 위반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향후 자본시장 관련 긴급 현안 사항 발생 시 'CEO 레터' 등을 통해 신속하게 업계와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