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영풍은 9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지난달 6일 ㈜한화 지분 7.25%를 시간외거래로 매각한 배경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고려아연 자사주 즉각 소각을 촉구한 MBK파트너스(MBK)·영풍 연합이 하루에만 두 차례 최 회장을 압박했다. 이번엔 고려아연이 지난달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을 매각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9일 MBK·영풍은 최 회장에게 ㈜한화 지분 7.25%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한 거래에 대해 고려아연 주주들은 물론, 시장에서 이면 합의 조건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해당 거래에 대해 소상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MBK·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6일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7.25%)를 주당 2만7950원에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재무구조 강화 목적이었다고 밝혔으나, 이 계약은 시장의 의구심을 촉발했다. 고려아연이 ㈜한화에 매각한 지분은 애초 고려아연과 ㈜한화 양측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기로 하면서 보유했던 지분이었으나, ㈜한화는 고려아연에 지분을 처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각 가격이 취득가(2022년 주당 2만8850원)보다 금액이 적었기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로 승인했던 자사주 맞교환 계약상 해당 지분은 3년간 처분이 제한돼 있었으나, 이사회 결의 없이 처분제한 기한이 도래하기 1년 전에 이를 매각해 자본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다는 설명이다.

MBK·영풍 관계자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거래를 진행한 것에 대해 자본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최 회장과 한화그룹 간 별도의 이면 합의 조건이 있지 않겠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왔다"며 "일각에서는 최 회장과 한화그룹 간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 가능성까지도 추측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각은 한화그룹 오너 일가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했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 동의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적인 흠결까지 발생한 거래였다"며 "최 회장은 한화 지분 거래에 어떤 이면 합의가 있었는지, 더 나아가서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인지를 주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MBK·영풍 연합은 9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는 즉각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주는 의결권 없으나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대차거래 우려가 있다는 해석에서다.

다만 고려아연은 대차거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도 향후 절차대로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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