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주요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감과 반도체주의 급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4.10포인트(0.35%) 내린 4만4247.8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7.94포인트(0.30%) 하락한 6034.91, 나스닥종합지수는 49.45포인트(0.25%) 밀린 1만9687.24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초반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대한 실적 우려가 번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TSMC의 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증가했지만, 10월과 비교하면 12% 감소했다.
TSMC는 3.63% 하락했고, 다른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도 함께 주저앉았다.
엔비디아(-2.69%), 브로드컴(-3.98%), AMD(-2.39%), 퀄컴(-2.66%), 인텔(-3.12%) 등이 동반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2.5% 밀렸다.

다른 주요 종목을 보면 애플은 247.77달러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티그룹은 애플을 내년 최우선주로 선정하고 “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제품 판매는 약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를 공개하며 5.59% 상승한 185.17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2.87% 상승한 400.99달러로 마감하며 2021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409.97달러)에 성큼 다가섰다.
모간스탠리는 "AI·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로봇 공학 등 여러 방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테슬라를 내년 최우선주로 꼽았다.

시장에서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주목하고 있다.
각각 11일과 12일 잇따라 발표된다.
두 지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금리 인하 흐름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3%(57.26포인트) 오른 2417.84에 거래를 마쳤다.
계엄령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기관투자가가 459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정국 안정을 위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으며,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까지 작용하면서 모처럼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작금의 정치 불안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 증시에 돌발적인 약세 압력을 가할 만한 새로운 정치 악재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일 국내 증시는 미국 11월 CPI 이벤트 경계심리, 전일 폭등에 따른 일부 단기 차익실현 물량 출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저가 메리트 인식 속 국내 정국 혼란 수습 기대감, 금투세 폐지 소식 등에 힘입어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지수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주체는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싸게 담을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외국인은 반도체·방산 가격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했지만 정책 관련주(밸류업 등)는 비중 축소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매매패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정책 공백에도 비중 축소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