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최고경영자(CEO)들이 12일 "PEF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단기차익 추구나 적대적 인수합병(M&A)처럼 부정적 방향으로 형성돼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PEF업계는 이날 금융감독원 간담회에서 금융산업의 기업 지배 영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향후 밸류업 및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에 적극적으로 기여함으로써 PEF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자리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말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와 관련해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 우려를 제기한 이후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H&Q,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 등이 참석했다.
PEF업계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일익을 담당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에도 밸류업 등 당국이 추진해온 자본시장 당면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투자자(LP)들은 불확실한 시장환경에도 한국 자본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된 데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기존의 금산분리 논의와는 다른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관점에서 PEF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단기 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PEF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타인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일부 PEF의 경영권 분쟁 참여, 소액주주와의 이해 상충 등 운용 행위 역시 관심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함 부원장은 "PEF는 자율과 창의에 기반해 시장원리에 따라 운용돼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화두는 장기적 관점에서 당국과 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