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이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 소장으로 SM스틸 대표이사 출신 김기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임명했다. 사진은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영풍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이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 소장으로 SM스틸 대표이사 출신 김기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임명했다.

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호 부사장은 지난 2일 사장으로 승진해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소장으로 임명됐다. 1962년생인 김 신임 소장은 스테인리스 후판 전문사 SM스틸 대표이사를 지낸 뒤 영풍에 영입됐다.

배상윤 전 석포제련소장은 경영관리실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배 전 소장은 박영민 대표이사와 함께 영풍 대표이사로 일했으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배 전 소장이 이동하는 경영관리실 실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강성두 사장이다.

박 대표와 배 전 소장은 지난 2023년 12월 석포제련소에서 탱크 수리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비소 중독으로 숨지거나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중대재해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각각 박 대표와 배 전 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해 9월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영풍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박 대표와 배 전 소장은 지난해 11월 26일 보석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9일 인용했다. 당시 각각 보석보증금 5000만원 등이 조건으로 내걸렸다. 영풍은 지난 2일 "일신상의 사유로 배상윤 대표이사가 사임했다"라고 공시했다.

김 신임 소장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당장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서 다음 달 26일부터 오는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을 정지한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3년 연속 적자를 낼 가능성을 언급한다.

영풍·MBK 연합은 지분율 우위를 발판 삼아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등 12명을 사외이사로, 강성두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등 2명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영풍·MBK 연합은 집행임원제를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영풍·MBK 연합은 집중투표제 안건 상정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17일 오전 9시 30분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의안상정금지 등 가처분 첫 심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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