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장 출입 관련 하청노동자와 사측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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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서 발언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철강과 에너지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 성장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룹 회장 3연임 문턱을 높이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57기 정기주총을 열었다. 장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임기 1년 만에 정기주총에 의장으로 참여했다.
장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라는 신경영 비전을 선포하고 철강 사업 재건과 에너지 소재 사업 경쟁력 확보 등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실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관세 전쟁 격화로 수출 여건이 악화하고 비용 부담이 가중해 어려운 경영 환경이 전망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익 창출을 달성하고 철강과 에너지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로 장기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시작된 구조조정은 일관성 있는 지속 추진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자본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절대적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해 미래 시장 변화를 주도할 포스코그룹 고유의 설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 사업장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점을 인식한 발언도 했다. 그는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이 최우선 가치임을 명확히 하고 작업장 위험 요인 제거에 집중해 조업 현장을 더욱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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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최의종 기자 |
이날 오전 7시쯤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수백여명이 포스코센터를 찾았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교섭 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포스코노동조합과는 다르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주총 현장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건물 내 어린이집이 있어 단체 행동을 하면 위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관계자 출입을 막았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노동자는 건물로 들어가고자 여러 명이 밀고 들어왔고, 센터를 지키던 가드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청노동자 출입을 사측이 막아서면서 일반 주주의 정기주총 현장 출입이 지연되기도 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80대 주주 A씨는 "40년 동안 포스코 주식을 갖고 있다. 해마다 이런 모습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70대 주주 B씨도 "주가가 내려서 마음이 아픈데 안에도 못 들어가는 것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들 일반 주주는 주총이 진행 중이던 오전 9시 40분쯤 현장에 들어갔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진입 시도는 주총이 끝난 오전 10시 이후에 이어졌다. 이에 서울경찰청 기동대가 현장을 찾아 물리적 충돌이 없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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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수백여명이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 들어가게 해달라며 모였다. /최의종 기자 |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정기주총에서 사채발행 위임 근거조항을 추가하고, 대표이사 회장 연임 후 재선임 시 주총 의결정족수를 상향(2분의 1→3분의 2 이상)하는 등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포스코홀딩스는 연임 관련 별도 규정이 없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회장 3연임 문턱을 높인 것이다.
아울러 사내이사로 이주태 미래전략본부장 부사장과 천성래 사업시너지본부장 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은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주총에서 2024년도 재무제표,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승인받았다. 아울러 2024년 기말 배당금 2500원을 승인받아 2024년 연간 기준 주당 배당금 1만원을 확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발행주식총수의 6%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하며, 신규 취득 자사주는 임직원 활용 외 전량 즉시 소각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포스코홀딩스는 급변하는 국내외 통상환경·정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해 통상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글로벌통상정책팀장은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맡는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