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장녀 정지이 전무 지분 보유 계열사…글로벌 사업 환경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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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벡스는 지난 2022년 12월 수주한 약 775억원 상당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구축 프로젝트 막바지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무벡스 인천 청라R&D센터 내부. /현대무벡스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그룹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현대무벡스가 본업 물류자동화에 이어 승강장안전문(PSD)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며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무벡스는 지난 2022년 12월 수주한 약 775억원 상당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구축 프로젝트 막바지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드니 사우스웨스트 노선 10개역에 스크린도어 360개와 안전발판 170개를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지난 2017년 분사한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와 PSD, IT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각 매출 비중은 약 69.3%, 약 23.0%, 약 7.7%다.
현대무벡스는 현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기는 하지만, 현 회장 장녀 정지이 아시아지총괄 전무가 현대그룹에서 유일하게 지분(비율 3.8%)을 보유한 계열사이기도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조재천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으며, 현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에 더해 현대그룹은 현대무벡스를 도약 발판으로 삼은 모양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시장에서 파격적인 성장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무벡스가 현대그룹 미래 먹거리를 도맡은 셈이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매출 3414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당기순이익 2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7%, 493%, 54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수주액은 42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물류자동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라는 평가가 있다.
현대무벡스 시선은 PSD 사업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에 있다. 지난 2022년 수주한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구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다.
국내 스크린도어 시장이 포화하자 해외로 시선을 돌린 현대무벡스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확대에 따른 안전 강화 기조 속 선진 시장 지하철 노후화를 주목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대부분 스크린도어를 도입하지 못한 상태다.
글로벌 비즈니스 시장 조사·컨설팅 회사 Verified Market Reports 등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스크린도어 시장은 80억달러(약 11조5000억원)다. 오는 2028년까지 120억달러(약 17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2015년 도시철도법 개정으로 스크린도어 설치가 법제화되면서 2017년 전국 모든 역사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 반면 미국은 워싱턴메트로가 2020년까지 PSD가 발주됐으나 설치 지연 중이다. 시카고전철도 도시 전체 PSD 설치가 목표지만, 지연되고 있다.
일본은 1970년 PSD를 최초로 설치했으나 역사에 비해 설치율이 높지 않다. 비용 문제와 지진 대피문제 때문이다. 오는 2027년까지 1조엔을 투자해 전국 모든 역사에 PSD를 설치할 예정이다. 영국은 19세기 런던지하철 건립 후 노후화돼 PSD를 도입하는 등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현대무벡스는 스크린도어 구조체를 모듈화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부품을 규격화해 설치 기간을 1개월 이상에서 20일로 단축했다. 완전밀폐형과 반밀폐형, 난간형 등 다양한 라인업도 갖춘 상태다. 추락 위험이나 먼지·소음 저감, 냉난방 효율 제고 등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무벡스는 스마트물류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스크린도어 사업 신규 수주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무벡스 글로벌 전략상으로 봐도 스크린도어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 37%가 스크린도어 사업이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는 이미 국내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받았고, 다양한 기회요인과 잠재수요가 있는 만큼 중요한 사업 한 축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스마트 물류의 고도화된 인공지능·로봇 기술과 융합해 차별된 제품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