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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으로 때운 '친환경 경영'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1-07-22 12:01:10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목표 재활용률을 달성하는 대신 부과금으로 때우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003년 도입된 뒤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기준을 상향 조정해 기업들이 제조단계서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소재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16개 기업과 2개 공제조합에서 납부한 재활용 부과금은 총 1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부과금 규모는 22% 늘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재활용 부과금은 재활용 의무생산자가 목표 재활용률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부여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부과금을 가장 많이 낸 곳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 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24억원(54%) 늘었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롯데칠성, LG생활건강 등 5000여개 업체들의 제품, 포장재 회수 재활용 의무를 위임받은 곳이다.


개별 기업으로 부과금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15억원의 부과금을 납부해 2019년 2926만원 대비 50배 늘었다.
뒤를 이어 코오롱플라스틱(2억4000만원), 에쓰오일(2억3000만원), 제이준코스메틱(2억1000만원), 카카오커머스(1억원), 자라리테일(9895만원) 등의 순으로 부과금을 많이 냈다.


한국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수입자동차업체들도 500만원에서 최대 1억7000만원의 부과금을 냈다.
패션기업 중에서는 코웰패션(5777억원)·아쿠쉬네트코리아(2559억원)·패션그룹형지(725억원), 식품기업 중에서는 오리온(2231만원)·해태 가루비(5119만원) 등이 부과금을 납부했다.
이들 대부분 부과금이 전년보다 늘었다.
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구찌 등도 매년 수백만원의 벌금을 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재활용 의무율은 매년 올라가는데 반해 재활용 인프라는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게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제품 특성에 따라 재활용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 이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재활용 용이성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은 곳은 화장품 업계와 음료 업계다.
특히 화장품 포장재 중 75% 이상이 플라스틱포장재이고 재활용 자체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총 8000여개 화장품 포장 품목을 평가한 결과 국내 유통 중인 화장품 포장재의 64%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았다.
업체별로 보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은 각각 전체의 69%, 74%. 69%가 어려움 등급을 받아 재활용 대신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와 주류업체들의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도 낮은 편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포장재 중 58%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 판정을 받았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각각 58%, 42%에 달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기조에 맞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신소재를 찾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화장품, 음료 등 내용물에 따라 재활용 자체가 어려운 제품도 많다"며 "정책 수립 시 부과금을 상향하는 대신 재활용률을 높일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혼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한국인이 매년 어패류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먹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18만7000개에 달한다"면서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려면 제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둔 설계와 소재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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