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차별화 전략’ 경쟁
2030 새롭고 트렌디한 스타일 추구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늘려
롯데백, 온·오프 통합 스토어 진행
가치 소비·친환경 트렌드 따라
중고품 스토어도 잇따라 열어
백화점업계가 2030세대를 겨냥한 ‘차별화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입점을 늘리고, 이제는 ‘세컨드핸드(Second Hand: 중고품) 전문관’도 개설하고 있다.
그간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주로 소비되던 이들 품목을 오프라인으로 소환해낸 것이다.
보다 새롭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발길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영패션 전문관에 입점한 패션 플랫폼 ‘W컨셉’ 매장 전경. W컨셉 제공 |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 러브콜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강남점 5층 영패션 전문관을 리뉴얼하며 ‘렉토’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14개를 신규 입점시켰다.
총 1000평 규모로 샵아모멘토, 아치더, 르비에르, 던스트, 킨더살몬, 레이브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섰다.
신세계는 그동안 주로 온라인에서 판매돼 오프라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들을 고객들이 한곳에서 직접 입어보고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유의 도회적인 감성과 스타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렉토는 국내 디자이너 정지연 대표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다.
렉토는 한남 플래그십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신세계에서 매장을 냈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 오픈 3일간 렉토가 올린 매출은 1억6000만원에 달한다.
또 편집숍 형태인 W컨셉 매장에서는 프론트로우, 닐바이피, 유어네임히얼 등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부터 드메리엘 등 백 브랜드까지 20여개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패션의 ‘인큐베이터’를 자처하며 신진 브랜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 오픈 당시 컨템퍼러리 브랜드 쿠어와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끈 국내 패션 브랜드 13개를 업계 최초로 입점시켰고, 지난달까지 신진 브랜드 14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들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MZ세대가 선호하다 보니, 더현대 서울을 이용하는 고객층도 크게 젊어졌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 오픈 후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5.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구매 고객 수에서도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65%를 차지하는 등 더현대 서울의 매출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고객에게서 나왔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판교점 유플렉스관을 리뉴얼하면서 온라인 패션 브랜드를 20여개 새로 선보이는 등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하고’(HAGO)와 손잡고 본점과 동탄점 등에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통합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동탄점의 ‘#16’ 매장에서는 하고에 입점해 있는 마뗑킴, 분더캄머 등 다양한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다.
올해 여름에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마뗑킴, L.e.e.y 등 16개의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하는 릴레이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오픈런’ 현상까지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고 의류 팝업스토어부터 중고품 전문관까지
현대백화점은 16일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업계 최초 세컨드핸드 전문관인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로 리뉴얼 오픈한다.
세컨드핸드란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 번째 사용’이라는 의미로 통상적으로 중고품을 의미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고객들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세컨드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것도 중고 상품 인기의 배경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6배 성장했다.
 |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 ‘마켓인유’ 매장에 중고 의류를 활용한 ‘디깅 소비’(소비자가 선호하는 품목이나 영역을 깊게 파헤쳐 소비하는 현상) 형상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
806㎡(244평) 규모의 세컨드 부티크에는 국내 최대 물량을 운영하는 세컨드핸드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와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 들어온다.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칼하트, 리바이스, 챔피온 등의 중고 의류 상품을 상시 6000벌 이상 판매한다.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얼리·테이블웨어·향수 등 빈티지 아이템과 1960∼2000년대에 출시된 빈티지 럭셔리 시계 200여개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도 ‘중고 의류 매장’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6월 서울 롯데월드몰 지하1층에서 ‘마켓인유’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시험 삼아 운영한 팝업스토어였으나 약 두 달간 고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분당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중고 거래 형태에 대여 서비스를 더한 신개념 브랜드 ‘클로젯셰어’의 팝업스토어를 16∼22일 백화점 지하1층 더웨이브존에서 운영한다.
클로젯셰어는 ‘안 입는 옷은 빌려줘 수익을 내고, 필요한 옷은 마음껏 빌리는’ 패션 셰어링 플랫폼이다.
해외 패션 브랜드와 국내외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의 중고 상품들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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