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딸기’ 현장 르포
신선도 유지 위해 새벽 수확·판매
중간 유통 과정 최소화 가격 낮춰
농민들 판로 걱정없이 농사 집중
봄 시즌 ‘프리미엄’ 품종 인기 많아
국산 품종으로 향·당도 모두 잡아
일반 수매보다 상품 수급 안정적
지난 10일 오전 4시 충남 논산의 한 딸기 농장에서 강석조(57)씨 부부는 딸기 수확에 여념이 없었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수확해 오전 7시30분까지 지역농협 공선장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661㎡(약 2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수확하는 ‘새벽딸기’는 오전 10∼11시 전국 판매처로 직배송된다.
강씨는 “오전 2시부터 (딸기를) 따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간 기온이 올라 하루하루 제때 따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이 시각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영상 13도를 가리켰다.
 | 10일 새벽 논산의 한 딸기농장에서 강석조씨가 ‘새벽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
이날 기자가 방문한 하우스는 향긋한 딸기 냄새로 가득했다.
꼭지 끝까지 빨갛게 익은 딸기는 국내에서 가장 대중화한 프리미엄 딸기 품종인 ‘설향’이었다.
당도 10.4브릭스로 달고 과실이 단단해 가장 많이 팔리는 딸기다.
직접 따서 맛본 설향에서 딸기 본연의 풍부한 과육을 느낄 수 있었다.
30년간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강씨는 논산에서 ‘딸기 박사’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강씨와 올해로 5년째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강씨는 판로 걱정 없이 딸기 농사에 집중할 수 있고, 이마트는 고품질의 딸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장점이 있다.
특히 소비자는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된 신선한 딸기를 맛볼 수 있다.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는 60여 농가가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월평균 약 250t. 이마트 전체 딸기 취급 물량의 70∼80%다.
이마트 관계자는 “계약재배는 종자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 품질 좋은 상품을 얻을 수 있다”면서 “기업은 일반 수매보다 안정적으로 상품 수급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들은 봄딸기 제철을 맞아 새벽딸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새벽딸기는 중간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딸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마트가 2010년 ‘밭에서 바로 딴 딸기’를 내놓은 것이 시작이다.
이완희 이마트 바이어는 “신선하고 맛있는 딸기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새벽에 수확하고 작업해 점포에 오전까지 배송하는 새벽딸기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새벽에 수확한 딸기를 당일 낮부터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봄딸기 시즌에는 ‘프리미엄’ 딸기를 맛볼 수 있다.
설향부터 킹스베리, 금실, 죽향, 하이베리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부터 본격화한 딸기 연구로 국산 품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의 이인하 농업연구사는 “과거에는 일본에 로열티를 제공하고 딸기를 재배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국산 품종이 97%에 달한다”며 “이제는 향, 당도 등 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딸기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산=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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