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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집계 기준을 바꿨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기존의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이 약 4000억원 줄어들었다.

18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내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매출(영업수익)은 60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가 적용해 온 총액법이 아니라 순액법을 적용한 결과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총액업 기준 1조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회계변경 기준이 바뀌면서 매출이 약 4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달라지면서, 모기업 카카오의 연결 매출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카오는 지난달 2023년 연간 연결 실적이 8조1058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매출 8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실적에 변화가 생기면서, 카카오 그룹 연결 매출 역시 8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 매출 집계 방식이 달라진 것은 최근 금융감독원과 해석의 차이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가맹 사업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두고 택시기사 등과 함께 가맹택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택시 기사가 케이엠솔루션에 운임비의 20% 가량을 수수료로 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중 16% 내외를 광고와 마케팅 등에 참여하는 조건(업무제휴 계약)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로부터 받는 20%의 수수료를 매출로 잡아 왔다. 그러나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운임의 3~4% 가량만을 수수료를 받는 만큼, 이를 매출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택시 요금이 10만원이 나왔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중 20%인 2만원을 매출로 잡고, 금감원은 3000~4000원을 매출로 잡는 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류긍선 현 대표의 1년 연임안을 상정했다. /최문정 기자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의도적으로 매출을 부풀릴 목적으로 2020년부터 '분식회계'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분식회계 혐의 감리 결과에 따른 조치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최고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이는 동기와 중요도 측면에서 모두 최고 수준으로, 향후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는 해임, 이창민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직무정지 6개월 등을 권고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아직 금융 당국의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류긍선 현 대표의 1년 연임 안건을 상정했다. 류 대표가 앞서 금감원의 해임 권고 조치를 받은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류 대표 등 경영진과 회사에 대한 최종 징계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