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빠르게 바뀌는 유통 트렌드 속에서 함께 급변하는 제품이 있다.
국민 술 소주가 주류시장 기조에 맞춰 매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30도를 훌쩍 넘던 고도수 초록병 일반 소주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형형색색의 소주 제품이 주류 매대를 빛낸다.
특히 주 소비층인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주류 소비 성향이 변화하면서, 이 같은 열풍이 불고 있다.
음용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쎈 술’보다는 저도수 혹은 달달한 맛이 나는 과일주를 즐긴다.
동시에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위스키, 와인과 같은 고가의 주류보다 대표적 불황형 상품인 소주를 찾고 있다.
국내 주류업체도 이런 수요를 반영해 소주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맛과 도수, 풍미의 소주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 과일맛 소주 ‘순하리’ 열풍 다시 오나
국내 주류 업계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소주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대선 등 국내 주류 업체는 지속해 소주 리뉴얼 제품 출시 중이다.
이들은 과일주, 희석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면서 새로운 소주 상품을 출시하거나 리뉴얼 진행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소주 트렌드를 다시 썼던 롯데칠성음료 ‘순하리 처음처럼’ 과일맛 소주 유행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2년 제로슈거 소주 돌풍을 썼던 ‘새로’에 살구맛을 더해 ‘새로 살구’ 봄 시즌 한정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저도수 트렌드에 따라 기존의 새로 16도보다 낮춰 12도로 출시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청하 제품을 리뉴얼해 신제품 ‘로제청하 스파클링’를 선보였다.
로제청하 스파클링 또한 알코올 도수 7도인 저도수로, 탄산이 가미돼 일반 소주와는 달리 과일향이 나는 음용성을 가졌다.
로제청하는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고, 출시 100일 만에 230만병이 판매됐다.
롯데칠성음료는 별빛청하와 로제청하의 쌍끌이 인기에 힘입어 청하 브랜드가 올해 700억원 중반대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 19 이후 더욱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급속도로 변하는 주류 시장의 소비자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대선주조도 과일맛 소주를 출시한다.
대선주조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선 유자·사과·라임’ 등 과일소주 3종의 품목제조 보고를 마치고, 출시 예정을 조율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진로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트렌드에 맞춰 저도수 제로슈거 ‘진로골드’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가볍게 마시는 음주문화의 확산으로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과 저도주 트렌드를 반영해, 더욱 다양한 소비자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지속적인 소비자 조사와 분석을 통해 다양한 도수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 부드럽고 편안한 음용감의 15.5도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소주’ 하나만으론 생존 불가
국내 주류업체는 지속해 리뉴얼 제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일반 소주로만 승부 보기엔 주류시장도 과포화됐고, 소비자들은 점점 ‘새로운’ 것을 수요로 한다.
이는 과일소주, 제로슈거 소주가 처음 출시됐을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출혈경쟁이 본격화된 주류시장서 지속해 리뉴얼 출시,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잔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과거 폭음 음주문화와 달리 가볍게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한 영향도 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혼술·홈술 영향으로 술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한 종류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맛과 향의 주류를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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