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이상화 교수 등 연구팀
환자 32명 대상 약물·산소 치료
100% 농도 산소 15분간 흡입
부작용 '0'…약물보다 빠른 개선
"비용 부담 커 보험급여화 시급"
지끈거리는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고농도 산소치료를 고려해볼 만하다.
국내 의료진 연구 결과 군발두통 치료에서 고농도 산소치료가 약물치료보다 통증감소 효능이 뛰어나고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
이는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세계 최초의 비교분석 연구다.
 | | 게티이미지뱅크. |
군발두통은 한쪽 눈 주변이나 측두부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코막힘, 결막충혈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이다.
통증이 시작되면 15분 이상 지속하고 이런 증상이 하루 8번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한 통증은 신체의 기능장애까지 유발할 정도로 심각하다 보니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군발두통 치료에는 100% 농도의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는 산소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산소치료는 전 세계의 50% 국가에서만 쓰이고 있다.
산소치료의 효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었기 때문.
이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이상화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군발두통 치료를 위한 가정용 산소농축기를 사용한 산소치료의 효능: 무작위 교차 다기관연구’를 진행했다.
 | |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
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군발두통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산소치료와 약물치료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치료효능을 비교했다.
18명의 환자는 먼저 산소치료를 받았으며, 산소치료는 가정용 산소농축기 2개를 연결해 산소농도와 유속 문제를 개선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14명의 환자는 약물치료를 먼저 받았다.
이들에게 군발두통 치료약물인 졸미트립탄(성분명)이 투여됐다.
산소치료 그룹은 2회 산소치료 후 약물치료를 받았고, 약물치료 그룹은 2회 약물치료 후 산소치료를 받는 크로스오버 연구설계로 진행됐다.
통증의 정도는 각각 치료시작 15분, 30분, 60분, 120분 후에 평가했다.
치료기간 총 125회의 통증 발작이 있었으며 63회는 산소치료를, 62회는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통증이 완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산소치료와 약물치료에서 각각 15분 후 31.7% 대 12.9%, 30분 후 57.1% 대 38.7%, 60분 후 87.3% 대 67.7%, 120분 후 92.1% 대 87.1%로 집계됐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산소치료와 약물치료에서 각각 15분 후 12.7% 대 8.1%, 30분 후 31.7% 대 14.5%, 60분 후 66.7% 대 43.5%, 120분 후 81% 대 71%로 산소치료 그룹이 높았다.
시간이 지나며 산소치료와 약물치료 그룹의 치료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치료 30분과 60분 후에 산소치료 그룹은 약물치료 그룹보다 더 큰 통증의 개선효과가 눈에 띄었다.
 | | 이상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
환자의 만족도 역시 산소치료 그룹이 높았다.
약물치료의 경우 ‘효과 없음’으로 응답한 비율이 6.5%였지만 산소치료 그룹은 모든 환자가 ‘치료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 ‘좋은 치료효과를 보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약물치료는 54.9%였던 반면 산소치료는 83.8%로 산소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컸다.
또한 산소치료는 치료 후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가 0명이었지만, 약물치료는 4명(28.6%)의 환자가 근육 피로, 메스꺼움, 서맥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조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소치료는 약물치료와 비교해 더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군발두통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으며, 환자의 만족도가 높으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조 교수는 국내에서 군발두통 환자는 통증을 안전하게 줄일 수 있는 산소발생기치료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에 따르면 대여 혹은 구매비용의 부담으로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가 많아 산소치료가 확대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수진 교수는 “산소치료는 약물치료와 비교해 부작용이 적고, 심장병이 있거나 임신과 수유 중인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며 “또 약물과용의 위험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신경학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지난 1월호에 게재됐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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