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회담 관련 간담회
“각자의 입장 터놓고 이야기 나눠”
시진핑 방한 관련 필요성만 거론
중국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14일 “이견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본격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다면서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데 회담의 의의를 뒀다.
 |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 뒤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조 장관은 왕 부장과 회담한 뒤 이날 귀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견을 좁히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배경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북핵 등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왕 부장이 밝힌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4∼5년 전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할 수 있었던 역할과 지금의 역할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달라진 기대 수준에 맞춰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등 이런 것들을 터놓고 이야기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고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의 필요성이 있다는 선에서 거론됐다고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왕 부장이 전날 외교장관회담에서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중·한(한·중)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익 충돌이 없고, 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 않는다)의 경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신중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은 객관·긍정적 정보를 많이 발산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안내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조태열 외교장관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외교부장 겸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중국 외교부는 또 회담에 대해 북한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한 채 말미에 “양국은 중·일·한(한·중·일) 협력과 조선반도(한반도) 형세 등 공동의 관심사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언급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을 통해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조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매체는 “이번 방문이 조 장관의 첫 방중이라는 점은 현재 한·중 관계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반영한다”면서도 “이는 동시에 양국 관계의 빠른 정상화에 대한 양국 국민의 기대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고위급 교류에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한·중 관계에 대한 안정적인 기대감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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