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회기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그 전에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재정안정파 전문가들의 ‘장외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운동(연금행동)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임기 내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공적연금강화행동 회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시민 공론화 결과에 따른 연금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국민연금의 법정 소득대체율 50% 제고를 포함해 국민 노후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국민이 뽑은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서지 않는 것은 국민의 명령을 스스로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찬진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연금개혁 정부안 조차 내지 않은 윤석열 정부는 염치도 없이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미루자고 하고 있다”며 “용돈 수준밖에 안 되는 현행 연금 제도로는 노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연금개혁을 방해해선 안되고, 국회도 연금개혁 입법을 회기 내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안정파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금연구회는 이날 비슷한 시간에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가 아닌 22대 국회에서 백지상태로 다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연금연구회는 “애초에 소득대체율 43%(여당)와 45%(야당)가 어디에서 나온 수치인지도 모르는 정치권에서 최근에는 ‘중간값인 44%로, 심지어는 44.5%로 하는 게 좋겠다’는 주장이 자칭 연금전문가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연구회는 “근거도 없고 족보도 없는 소득대체율 44.5%는 2023년 기준 1825조원인 국민연금의 미적립부채를 2050년 6509조원으로 3.5배나 늘리는 ‘개악 중에 개악’”이라며 “이제 21대 국회에 주어졌던 연금개혁의 기회가 사라졌음을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니 대타협이니 하는 용어로 44%와 45%의 기계적 평균에 불과한 44.5%를 채택하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가 모든 세대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형평성 있는 연금개혁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객관적인 진단과 과학적인 방법론에 근거한 미래에 대한 추정만이, 이념과 수사로부터 자유로운 합리적인 연금개혁안을 도출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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