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이 오고 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직격했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께서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표는 “문제 되는 메시지를 대통령께서 보내시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됐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전혀 공정하지도 논리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가장 놀라운 것은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이 그들 사이에서 씹어 돌렸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즉 당이 비상상황이라며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신군부의 계엄령 선포에 빗대며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비대위 전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와 함께 그다음부터 갑자기 비상상황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며 “우리 현대사에서 없는 비상사태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아픔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군부는) 자신들의 권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신들과 뜻이 다른 정치 지도자들에게 사법적 살인을 하고 급기야 총구를 국민에게 겨누는 아픔이 모두 의도된 비상사태 선언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도 털어놓았다.
그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 표현을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지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소리가 다 쉬도록 선거운동을 했다”며 “대통령 선거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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