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 받을까’ 질문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윤핵관들 때문에 尹 뽑았다는 대답 나올까?”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해임 후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또 한 번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대선 당시) 선거 결과가 좋으면 이 정도 (이정도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당황스럽다”면서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자면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는 앞서 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한나라당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 벌어지자 배신감을 드러내며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발언한 것을 꺼내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비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에 관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또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 전 대표는 그로부터 약 4시간 뒤 국민의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심리 참석을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며 “제가 요즘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사실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는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받아쳤다.
그는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받는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이 ‘사기’라고 느끼는 지점에 있다면서 “대선 캠페인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누구 때문에 윤 대통령을 뽑았냐’고 물으면 (윤핵관들) 장제원·권성동·이철규·박수영·김정재·정진석 때문에 뽑았다는 (대답이) 나올까”라고 물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이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주고 받은 메시지에선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습니다’라고 해놓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부분에 관해서도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수많은 보좌진과 비서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걸 파악하는 거다.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요,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 포기”라고 대통령실을 때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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