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앞두고 라운딩에 전시회 참석 최 회장, 국감서 집중 질타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에 따른 경북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면 가동 중단과 관련, 국감에 출석한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고 답변했다.
이 시장과 최 회장은 4일 오후 국회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냉천 범람에 따른 포스코 가동 중단과 관련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답했다.
이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김교흥, 송재호 의원 등으로 부터 "냉천정비사업으로 치수보다 친수에 집중해 하천이 범람한 것 아니냐"며 강한 질타를 받았다.
 | 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오른쪽)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이 시장은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국가기간 산업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친수 사업 후에 통수량은 오히려 늘었고, 이번엔 몇백년 만에 내린 폭우였던 만큼 다 대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500년 빈도의 홍수로 인한 어쩔수 없는 자연재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만희, 박성민, 장재원 의원 등은 "사전 초역대급 태풍이 예고된 가운데 최정우 회장이 안이한 대처로 피해를 키웠다"며 최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최 회장은 "내습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는 한편 창사 후 처음으로 일주일 전부터 전 공정을 멈추는 등 철저한 대비태세에 돌입했지만, 냉천 범람으로 불가항력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특히 포스코의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매출 감소를 2조원 수준으로 밝힌 바 있다”라며 “복구 비용은 현재로선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올 12월쯤 전 공정이 가동되는 시점에 전체 비용 추산이 가능하다”라며 “많은 설비를 현재 수리하는 과정인 만큼 비용 추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회장이 재난대책본부가 가동중인 지난달 3일 골프 라운딩을 즐긴데 이어 태풍 전날인 지난달 5일 미술관을 관람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만희 의원은 “포항제철소 대응일지에 따르면 지난 8월30일부터 단 한번도 태풍 관련 회의를 주재한 적이 없다”라며 “9월 5일 태풍이 포항 쪽으로 접근하는 시기에 한가롭게 미술 전시회 관람을 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달 6일 새벽 시우량 110mm,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와 2m에 가까운 만조까지 겹쳐 인근 하천인 냉천의 범람으로 한전의 전기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를 비롯한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정전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박성민 의원은 태풍이 닥친 지난달 6일 당시 최 회장에게 어디에 있었는지 묻자 최 회장은 “서울에 있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최 회장에게 “9월1일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다고 했는데, 9월3~4일 주말을 이용해 골프를 쳤느냐”고 묻자 최 회장은 “3일은 골프를 쳤고 4일은 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본부가 가동 중인 엄중한 상황에서 골프를 치러 가는 게 재난대책 책임자로 말이 되느냐”며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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