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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세제·예산안 극한 대치…법정 시한 내 처리 물 건너가나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1-29 06:00:00

예결위·기재위 소위 파행 속출
與 “예산 심사 중단해야” 주장
李대표, 與 느긋한 태도 보이자
“자식이 죽든 말든 재산만 관심”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국면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8일 국회 곳곳에서 열린 정부 예산안 관련 소위원회들은 여야의 대립 끝에 연기·정회되거나 파행됐다.
법정 시한인 12월 2일까지 예산안 처리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무조정실 등 정무위 소관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개의될 예정이었지만, 여당 위원들이 단체로 지각하면서 1시간 가까이 지난 10시 58분에야 열렸다.
여당 위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에서 윤석열정부 핵심 사업 예산을 단독으로 삭감한 데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다 뒤늦게 출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4일 국토교통위에서 용산공원 조성사업 예산과 대선 공약인 공공분양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해 단독 의결한 바 있다.
같은 날 정무위에서도 국정 과제인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 운영비 예산이 감액된 채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여당 위원들은 “예산안을 국토위와 정무위로 돌려보내 재논의해야 한다”며 “예결위의 예산안 심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유독 국토위와 정무위만 정부의 핵심 사업들을 전부 삭감해버리고, 야당 측에서 주장하는 사업들은 증액 의결해서 예결위로 송부했다”며 “국회 다수당이라는 상황을 이용해서 (정부에) 지침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개의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회의장 밖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에 개의될 예정이었지만, 여당 위원들이 단체로 ‘지각’하면서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열렸다.
서상배 선임기자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상임위에서 의결한 것을 다시 타협해 올라오라는 건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맞섰다.
민주당 소속인 우원식 예결위원장도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하라고 하는 건 야당 예결위원이 같은 당 상임위 위원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도 여야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정회됐다.
이후 여당 예산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을 비판했다.
야당 위원들도 성명을 내고 “(여당이) 예결위 심사를 지연시켜 국정조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맞불을 놨다.

재차 속개된 소위에선 우 위원장이 법정 시한 등을 이유로 예산 심사를 이어갔고, 여당 위원들은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그러나 심사 대상 정부 관계자들이 불출석해 안건은 줄줄이 보류됐고, 회의는 끝내 파행됐다.
우 위원장은 정부 측의 불출석에 “국회 예산심의권을 무력화하는 잘못된 행태”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이날 운영위 예산소위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의 예산안을 일부 삭감해 단독 처리하며 갈등의 불씨를 추가로 남겼다.
국민의힘은 회의에 불참했고, 정의당도 ‘민주당 단독 진행은 적절치 않다’며 퇴장했다.

반쪽 예산 심사 우원식 국회 예결위원회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 소위원회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일방처리한 상임위예비심사의 재심사를 촉구하며 불참했다.
뉴스1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날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이미 상정된 내년도 세제 개편 관련 법안들만 처리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입장과 의원들의 관심 법안을 추가 상정해 논의해야 한다는 민주당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예산안 처리에 느긋한 태도를 보이자 “자식이 죽든 말든 재산에만 관심 있는 가짜 엄마 같다”고 꼬집었다.
김병관·배민영·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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