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이 말하는 ‘왜 김기현인가’
“정통 지지층이 분열되면 안 돼
‘외인부대’보다는 내가 더 유리
인지도 높으면 비호감도 높아
수도권 선거 더욱 열악해질 것
대선출마 따져 챙길 측근 없어
상향식 시스템 공천 도입할 것”
安이 말하는 ‘왜 안철수인가’
“2030중도층 고정표 존재 증명
尹정부 성공 위해 반드시 압승
공천파동 일어나는 건 계파 탓
난 계파 없어 공정한 공천 가능
尹과 입당시기 별로 차이 안 나
尹이 정통 보수 아니란 말인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여당의 사령탑을 결정하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당대표 경선은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정리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주자는 1위를 다투며 경쟁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가 100% 당원 투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쉽게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2∼3일 후보 등록에 앞서 두 주자를 만나 내년 총선 전략과 포부 등을 들어봤다.
 |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이기는 캠프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기현 “이기는 리더십 검증 받아 외연 확장엔 내가 적임자”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3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략에 대해 “보수적 정체성의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당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며 “외연 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연은 확장하면서도) 정통 지지층이 분열되면 안 되기 때문에 ‘외인부대’보다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더 유리하다”며 “인지도가 높은 분은 비호감도가 훨씬 높아 수도권 선거가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상대 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견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김기현이어야 하는가.
“이기는 리더십으로 검증받았다.
지난해 원내대표를 하면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이겼다.
선거 때마다 계속 지거나 중간에서 그만두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리더십이다.
문재인 정권과 최일선에서 싸웠던 전사이기 때문에 투쟁력이 필요한 소수당 입장에선 김기현이 적임자다.
”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꼽히는데.
“총선 과정에서 당대표의 인지도가 중요한가? 우리가 여당인데 (총선에서) 당대표가 누군지 보고 찍나, 대통령이 누군지 보고 찍나.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잘하느냐, 그 당이 일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당대표 경선 국면에 들어가면 돈 내는 당원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
―전당대회가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흘러간다는 비판이 있다.
“대통령이 성공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여당의 당연한 책무다.
이런 노력에 대해 윤심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는 식으로 폄훼해선 곤란하다.
윤심은 곧 우리 당원들의 ‘당심’이자,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심’이다.
”
 |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이기는 캠프 출정식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구상은.
“오로지 본선 경쟁력 하나만을 보고 후보를 세우는 상향식 시스템 공천을 도입하고자 한다.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으니 챙길 측근도 없다.
누구보다 공정하게, 사심이 개입하지 않도록 공천을 관리할 계획이다.
”
―반드시 추진할 당 혁신 과제는.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는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당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역량을 대폭 강화할 것이다.
세대, 지역, 계층을 아우르는 정책을 개발해 지지 기반을 전국 곳곳으로 확대할 것이다.
”
―나경원 전 의원의 표심이 변수가 되고 있는데.
“(안 의원에게) 일부 넘어간 것 같기는 한데 일시적 현상이다.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분들은 정통 보수에 대한 확고한 자부심을 갖고 이 당을 풍찬노숙하면서 지켜온 핵심 지지층이다.
그분들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보시면 당연히 저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도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의 대상인가.
“대한민국과 당의 성공을 바라는 분이라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방법론의 차이와 다양한 의견들은 당의 역동성을 강화한다.
”
―안 의원의 정통성을 문제 삼는 데 대해 대선 후보 단일화의 성과를 평가절하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당대표 경선이 당을 이끌어 총선을 승리할 사람을 뽑는 것이지, 후보 단일화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맞히는 퀴즈 과정인가. (안 의원이) 후보 단일화한 것은 잘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대표가 되나. 완전히 엉뚱한 소리다.
”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일 대구 북구을 당협을 찾아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철수 “내년 총선 수도권서 승부 당에 표 더해줄 대표 필요”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지난달 3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략에 대해 “‘한강을 지배하는 자가 한반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 수도권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선거가 시작되고 지원 유세를 가면 표를 더해줄 당대표가 필요하다.
제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게 자명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상대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정통 보수의 뿌리’를 내세우는 데 관해서는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외연을 넓힐 수 없다”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우리 편이 되게 포용을 해야 대중정당이 되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안철수여야 하는가.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총선에서 압승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게 핵심이다.
저는 영남에 뿌리를 둔 수도권 의원이다.
그동안 선거에서 20∼30%포인트 차이로 이기며 ‘2030세대 중도층’ 고정표가 있다는 걸 증명했다.
원래 같으면 더불어민주당을 찍을 분들도 저한테 많이 올 수 있다.
”
―당대표가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3대 개혁을 하고 싶다.
유능한 정책정당 만들기, 여의도연구원 개혁, 교육·인재 양성 기능 강화다.
특히 취약한 정책 기능을 강화해서 이슈를 주도하는 정당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삶을 바꾸고, 도움이 되는 정당이 돼야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
 | 지난 1월 31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서울 중랑구 국민의힘 중랑갑 당협 사무실에서 열린 중랑구갑 당협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내년 총선 공천 원칙은.
“지금까지 공천 파동이 일어난 이유는 계파 때문이다.
자기 사람을 영남에 심고, 거기에서 실망한 수도권에서 전멸한 게 지난 총선 결과다.
그런 면에서 저는 계파가 없어서 공정하게 공천할 수 있다.
전·현직 의원은 얼마나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는지 등을 계량화해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압도적인 차이가 없다면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통해 이긴 사람을 공천하겠다.
”
―상대적으로 현역의원 지지가 약해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걱정 안 한다.
우리 당에서 저만큼 관리자 역할을 해본 사람이 없다.
혼자 안랩을 만들고, 48세에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했다.
서울대에서도 대학원 원장을 했고, 정치하면서는 당대표만 네 번 했다.
모든 종류의 조직 관리를 제대로 잘 해봤다.
”
―나경원 전 의원 등 불출마한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연대나 반윤(반윤석열), 비윤(비윤석열) 이런 게 판단기준이 되는 선거가 아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분들도 투표할 때가 되면 냉정하게 판단하실 것이다.
과연 누가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지, 후보들이 빨리 와서 유세해달라고 요청할 사람이 누군지 등으로 판단하시리라 믿는다.
”
 |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
―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내년 총선 전까지는 소수정당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를 바꿀 수 없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합의가 되는 정책과 견해차가 큰 부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하나로 묶어서 하다 보면 아무것도 합의가 안 된다.
”
―김 의원은 안 의원을 ‘갑자기 당에 들어온 사람’으로 칭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저는 입당 시기가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면 윤 대통령이 (정통 보수의) 뿌리가 아니라는 말이냐.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
(지난 전대 이후 입당한) 50만 당원들을 무시하는 말이다.
”
김병관·유지혜·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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