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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한미 국방장관이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 이후 미국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자, 북한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올 들어 가장 강도 높은 위협이 담긴 담화를 냈는데, '정면 대결'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조만간 군사적 도발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처할 명백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압도적인 핵 역량으로 강력히 통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에선 특히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를 높이겠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며 "조선반도 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전쟁 화약고로, 더욱 위태한 전쟁 지역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만을 빚게 하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기도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오스틴 장관은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 능력 등 모든 범주의 미 군사능력이 포함된다"며 "F-22와 F-35 스텔스전투기,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은 회담 직후인 전날 곧바로 미 전략자산를 활용한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우리 측의 F-35A 전투기와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F-22·F-35B 전투기 등이 출격한 가운데 서해 상공해서 시행됐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의 B-1B 폭격기는 한 번의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은 해당 훈련이 실시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담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대변인은 또 북한인권 문제, 대북 제재 등 한미의 북핵 대응 움직임을 거론하며, 이달 중 예정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에 대해 "전면 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한다"고 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며 "조선반도의 정세 격화는 전적으로 제재와 군사적 압박으로 일방적 무장 해제를 강요하고 동맹세력들의 군사적 팽창을 추구하는 미국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강대강' 대결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핵·미사일 개발의 명분을 쌓고 있다"며 "담화전 이후 본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전례에 비춰볼 때 2~3월 이후 대대적인 전략무기 개발과 시험발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 전략자산 전개에 초강력 대응을 예고한 건 정세·위기 관리에 허점이 생길 경우 한반도에서 핵 충돌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며 "다만 '대화에 흥미가 없다'고 하는 입장은 반복적이긴 하나, 역설적으로 미국의 대화 제안도 계속해서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북한은 오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건군절)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평양 순안공항과 미림비행장 일대에 수만명의 병력이 집결하고, 수십문의 무기가 동원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군·정보 당국은 열병식을 기점으로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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