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일본 방문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자진 사퇴했다.
교체설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 등에 책임을 진 것이란 분석이다.
야당에서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패배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논란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고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대변인실을 통해 "저는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한일 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 대광초등학교 '50년 지기'로 대선 캠프 시절부터 외교안보정책 설계를 주도했고, 정권이 출범한 후에는 초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전날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체설'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의 4월 미국 국빈 방문, 5월 주요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참석 등을 앞두고 외교수장의 교체는 비상식적이라는 반론이 있었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선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그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일 정상회담 직전 김일범 의전비서관의 자진 사퇴와 최근 이문희 외교비서관 교체도 있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굵직한 대통령 외교 일정을 앞둔 시기에 외교참모들이 줄줄이 물러나고, 외교안보 정책 수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표면적으로는 (미국) 국빈 만찬 공연을 둘러싼 혼선이 이유이지만 항간에는 김건희 여사 라인의 행정관들과 공무원 출신 비서관들의 충돌설, 김성한-김태효 알력설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실망스러운 외교력으로 한미 정상회담마저 망쳐놓고 참모들 핑계 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아주경제=이성휘 기자 noirciel@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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