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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부내 실세로 평가되는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사 정찰위성을 조만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새로운 정찰수단'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이번 정찰위성의 발사가 장거리 정찰 무인기를 비롯한 군사계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자위력 강화 입장'에서 "오는 6월에 곧 발사하게 될 우리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새로 시험할 예정인 다양한 정찰수단들은 (중략) 미국과 그 추종무력들의 위험한 군사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판별하고 사전억제 및 대비하며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북한은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통보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발사 계획을 언급해왔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군 수뇌부가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리 부위원장은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과 '워싱턴 선언'에 따른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계획, 31일 한국이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찰위성 발사의 명분을 강조했다.
특히 "조선반도 지역에 전개되여 행동하는 미군의 공중정찰자산들의 작전반경과 감시권은 수도 평양을 포함한 공화국 서북부지대는 물론 주변 국가의 중심지역과 수도권까지 포괄하고 있다"며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주변 국가들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탑재하고 쏴 올릴 장거리 로켓 추진체는 기술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사실상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ICBM에는 위성 대신 탄두가 탑재된다는 점이다.
국제기구에 대한 사전 통보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으로 절차와 명분을 모두 챙긴 만큼 이르면 이날 밤(31일 0시)부터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발사 장소는 북한 최서단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일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선 2012년과 2016년에 각각 은하 3호, 광명성 4호가 발사된 바 있다.

우선 일본 해상보안청이 제공하는 항행경보사항을 토대로 할 때 북한의 위성발사체 성능은 과거보다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통보한 내용을 과거와 비교하면, 로켓의 1단 낙하지점은 발사 장소로 예상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더 가까운 서해다.
1단 로켓의 연소가 더 빨라진다는 뜻인 만큼 추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2단 로켓은 과거보다 먼 거리 해상에 낙하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2단의 연소 시간이 길어지고 비행 속도까지 빨라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발사가 성공할 경우 가장 주목할 점은 '정찰위성'으로서 성능이다.
정찰·첩보위성으로 쓰려면 1m 이하 해상도를 뜻하는 '서브 미터'급은 돼야 하지만, 북한 정찰위성은 3m 안팎의 조악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 연말 우리 군이 쏠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0.3m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요한 것은 영상레이더(SAR)인데, 북한의 위성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SAR이 탑재돼야 기상 여건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포착된 정찰위성 조감도엔 SAR 외부 안테나가 포착되지 않았다.

특히 정찰위성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선 여러 대의 위성이 필요한 만큼 '추가 발사'도 점쳐진다.
최근 동창리 발사장에 새롭게 건설 중인 시설을 통해 연속적인 발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신 사무국장은 "정찰위성 1대로는 임무 수행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미국의 군사행동을 감시하겠다'고 밝힌 리병철의 입장은 상당히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공할 경우 추가 발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실패하면 북한의 정찰위성 확보 계획에 상당한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리병철이 언급한 '새로 시험할 예정인 다양한 정찰수단'은 정찰 무인기 등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위성 발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입장 전반에 대해서는 "한미를 적대시하면서도 미국 공중정찰수단의 한반도 배치를 콕 집어 비난한 것이 특징"이라며 "정찰 활동에서의 열세를 드러내면서도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결국 한미의 군사적 활동이 자신들로 하여금 위성 개발을 실행하게 했다는 논리"라고 해석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의 로켓 잔해물이 영해·영토로 낙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요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일본 또한 북한의 위성을 사실상 탄도미사일로 간주하고, 오키나와현 섬 3곳에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을 배치하고 '파괴조치 명령'을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