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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에 가뭄 덮친 北, 접경지역 군 막사 옆까지 밭갈이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3-06-10 09:00:00

북한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식량난 속에서 올봄 가뭄까지 겹치면서 곡식을 심을 수 있는 '새땅찾기'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방침은 식량난 해결보다 핵 개발로 초래된 경제적 어려움을 가리고 불만의 씨앗을 외부로 돌리려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달 말 북러 접경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두만강 철교 너머의 북한 주민들이 들판에 불을 지르거나 부림소(농사를 위해 기르는 소)로 밭을 일구는 장면이 포착된다.
군 막사로 추정되는 건물 옆 경사면이나 산까지 모두 깎아 밭으로 만든 모습과 인민군이 포대를 나르면서 농사일을 돕는 장면도 보인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실태를 연구하는 강 교수는 최근 러시아·몽골 일대를 오가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접경지역에서 포착된 장면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제 잘 하지 않는 방식인데, 땅을 일구기 위해 불을 질러 화전(火田)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군 막사 주변 경사면도 다 밭으로 갈아놨는데, 북한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새땅찾기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새땅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놀고 있는 땅을 찾아 논·밭으로 개간하라는 것이다.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이런 지침이 확인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모내기 철을 앞둔 지난 4월 '나라쌀독을 채우는 데 나는 무엇으로 이바지하고 있는가' 제하의 기사에서 ▲새땅찾기 ▲간석지 개간 ▲농기계 생산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농사 문제를 놓고 걱정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한치한치 새땅을 만들어내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훌륭한 애국자들"이라고 다그쳤다.


북한에게 5~6월은 모내기를 위해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노동신문은 최근 '모내기 전투' 소식을 연일 전하면서 지역별로 성과를 독려했다.
특히 강동완 교수의 촬영본에서 포착됐듯이 인민군까지 농사일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달 10일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총참모부는 5~6월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인민군 부대 총동원 기간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7월 하계 훈련에 앞서 군 전력을 식량 생산에 집중 투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땅 늘린다고 식량난 해결되나…北 "새 땅 찾아라"

산악지대가 많은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경작지 면적을 늘리는 것에 집착했다.
시작은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일성 주석은 1953년 당 전원회의에서 "우리나라에는 경지면적이 매우 적기 때문에 '새 땅'을 얻어 경지면적을 확장하는 것은 농업발전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김정일-김정은 시대를 거치면서 '간석지 개간'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농사를 할 수 있는 면적이 부족한 지형적 특성을 경지 개척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3년 차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민에게 눈에 띄는 경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1~2년 차엔 코로나19 여파로 계획했던 만큼의 성과를 뽑아내지 못한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부터 올해 초까지 경제부문 성과를 추동하는 데 분위기를 집중했다.
모내기 철을 맞아 이례적으로 인민군을 '총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도 이런 당 지도부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순히 농지를 늘리는 구시대적 방식으로 식량난 해결이 가능할진 미지수다.
오히려 '새땅찾기'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북한은 1980년대부터 새땅찾기, 간석지 개간 등을 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했다"면서도 "이는 식량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휴부지를 아무리 찾아봐야 산악지대"라며 "나무를 베고 뿌리까지 뽑게 하는 탓에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 홍수 등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적의 악랄한 책동"…주민들 눈가리고 귀막는 北

북한 지도부도 '새땅찾기'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경작지를 늘리라고 주민들을 다그치는 이유는 '통제'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정권은 핵 개발을 '만능의 보검'에 비유할 정도로, 핵무기만 보유하면 모든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라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핵 개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작됐고, 고립 속에서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주민들의 삶만 열악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숨기려는 북한의 의도는 관영매체에서도 잘 드러난다.
노동신문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 당국은 '새땅찾기' 사업에 대해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책동을 짓부수고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전진하는 사회주의 조선의 본때를 보여주기 위한 투쟁의 일환"이라고 규정한다.
북한이 직면해 있는 식량난의 근본 원인을 적대 세력의 탓으로 돌리고, 새땅찾기를 통해 인민들이 자력갱생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세뇌하는 것이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6월까지 전 국민을 농사에 동원한 뒤 연이은 정치 기념일을 통해 결집력을 높이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올해 70주년으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7월27일 전승절과 김일성이 일제로부터 인민을 해방시켰다고 선전하는 8월15일 조국해방의 날, 9월9일 건국절 등 다달이 주요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최 대표는 "전승절 때 성대하게 열병식을 치르기 위해서도, 최대한 농업 성과를 높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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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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