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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 베팅 말라" "中 패배 베팅 말라" 압박 속…정부, 싱 中대사 초치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3-06-10 09:00:00
‘中 패배에 베팅은 잘못’ 발언 관련
“국내 정치 개입·도발적 언행에 유감
외교사절 본분 맞게 처신하라” 항의
中 “韓, 우리와 관계 안정 중점 둬야”
김기현 “15분간 정부 비난 듣고만 있어”
싱 대사 만찬 초청 응하지 않기로 결정
李 “경제활로 찾기 위해 할 얘기 했다”
WSJ 기고… 中 겨냥 우회 경고 해석
美 ‘中 개도국 지위 박탈 법안’ 통과
中 “선진국 강요, 발전 억제 위한 것”


외교부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정부서울청사로 불러 “외교 사절 본분에 벗어나지 않게 처신하라”고 경고했다.
싱 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미국 승리, 중국 패배 베팅은 잘못된 판단”, “중국 패배에 베팅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내정 간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하반기 한·중 관계를 ‘관리 모드’로 전환할 기류였으나 다시 양국 관계가 급랭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9일 “장호진 제1차관이 이날 오전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전날 우리나라 야당 대표와의 만찬 계기 싱 대사의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는 장 차관의 대사 초치 사실을 공개하며 외교적 언어로는 이례적인 “도발”, “처신”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총동원했다.

외교부는 “장 차관이 싱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주한 대사가 다수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 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 간섭에 해당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또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외교 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지난 4월20일에도 싱 대사를 초치한 바 있다.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당시 외교부는 싱 대사에게 “심각한 외교 결례”라고 경고했다.

싱 대사가 초치된 시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4대 국책 연구 기관 주최로 열린 ‘윤석열정부1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공동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 중 중국을 향해 “상호 존중이 기본”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 상호주의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하루 동안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차관 등 외교안보라인이 총출동해 싱 대사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싱 대사의 ‘중국 베팅’ 발언과 관련한 한국 외교부 항의에 대해 이날 “한국 정부와 정당, 사회 각계각층과 폭넓게 접촉해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공유하는 것은 싱 대사의 임무 중 일부”라며 “현재 중·한 관계의 어려움과 도전은 중국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한국 측이 어떻게 문제에 직면하고 중·한 관계의 안정과 발전을 실현할지에 주안점을 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당 전원위원회에서 싱 대사와 회동한 이 대표를 겨냥해 “백댄서”, “꼭두각시”라는 말을 써 가며 “무례한 발언을 제지하거나 항의하긴커녕 교지를 받들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중국의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하는 장면”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싱 대사의 만찬 초청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 측은 지난 7일 주한 중국대사관으로부터 만찬 초청 연락을 받아 7∼8월쯤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관저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싱 대사 회동 논란과 관련해 경제 활로를 트기 위한 대화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권 비판에 대해 “경제·안보 문제나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당 확대간부회의에선 “미·중 갈등 중에도 테슬라, JP모건, 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기업과 유럽 기업들이 줄줄이 중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발언은 싱 대사가 전날 이 대표와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한 것으로 알려진 언급과 맥이 닿아 있는 내용이다.
싱 대사는 “미국도 중국에 말로만 대치할 뿐 물밑에서는 경제 교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배석했던 민주당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미국 이야기는 이전부터 제법 알려진 내용 아니냐”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美 거스르는 베팅은 하지 말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를 거스르는 베팅은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만 않았을 뿐 중국을 겨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전기차법(정식명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경제정책 성과를 열거하며 “우리 경제는 주요 경제국 중 가장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공급망 문제가 계속 해결되고 있다”며 중국 배제·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도 낙관론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어렵게 이룬 진전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이나 미국 경제를 거스르는 베팅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저의 확고한 신념을 재확인해 주었다”고 역설했다.

‘미국에 반하는 베팅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는 말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분야 등에서 미국의 우위를 강조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이날 백악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정 기술 능력을 중국에 이전하지 않는 이유를 “중국이 대량살상무기(WMD)와 정보 개입에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밝힌 바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해서는 ‘부채와 몰수’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을 추진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중국이 국제기구에서 선진국에 부과되는 엄격한 기준과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자국을 개도국이라고 주장한다는 시각이 깔린 법안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미국이 중국에 선진국이라는 모자를 강요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 성과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 억제를 위한 것”이라며 “자기 머리 위에 있는 집단 따돌림과 막무가내라는 모자부터 벗으라”고 반발했다.
김예진·김현우·유태영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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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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