任, 원내 진입 땐 비명 구심점역할 시사
당 안팎 “지도부 공천 통해 차단 밑작업”
任측 “기자회견서 공천 파동 입장 표명”
“우리는 하나고 단합이 다시 한 번 제일 중요하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달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예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우리 다 같이 하나 된 힘으로 왔는 총선에 즈음해서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재차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을 강조했지만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명문 전쟁’으로 번지는 형국이 됐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27일 ‘문재인의 남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한 데다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의원이 같은 날 최고위원직을 던지면서다.
 | 손 잡고 서로 “파이팅”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이 지난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
당 안팎에서는 이미 예견된 ‘전쟁’이란 평이 나온다.
4·10 총선 이후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 친명·비명(비이재명)계 간 당권 다툼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당 지도부가 공천을 통해 밑작업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당장 임 전 실장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이겨 원내에 진입하면 전당대회 국면에서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파다한 상황이다.
임 전 실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정치인인데다 문재인 대통 첫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다.
당장 지난 1월 당내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의원이 탈당을 고심할 때 임 전 실장이 같은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윤 의원에게 민주당 잔류를 설득하면서 총선 이후 친문계의 세 규합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윤 의원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잔류를 택했다.
다만 윤 의원은 이후 공관위로부터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임 전 실장 측은 이날 컷오프 결정 이후 향후 행보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낼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가 분명한 상황과 함께 심화하는 공천 파동에 대한 의견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친문·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의 집단 움직임도 감지된다.
설훈 의원의 경우 사실상 28일 탈당 선언이 예상된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에서 탈당을 결심한 의원이 5명 안팎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공천 파동과 관련해 “어떤 사법적, 도덕적 리스크도 없는 저에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누구보다도 당 도덕성 회복을 주장하고, 지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피해를 입은 제가 배제대상이냐”고 비판했다.
다만 거취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많은 분들과 숙의하고 있다”고 했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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