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반발 계속되는 민주당
친문계 좌장 홍영표도 컷오프…“새로운 정치 뜻 세우겠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친문(친문재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에 대한 컷오프(공천 배제)를 확정했다.
별다른 컷오프 사유는 제시하지 못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 면전에 대고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고 남의 가죽만 벗기려다 본인 손만 피범벅”이라고 직격한 인사다.
그는 컷오프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명(비이재명)·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 후 독자 세력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굳은 표정의 홍영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두 번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홍 의원을 컷오프했다.
뉴시스 |
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이동주(비례) 의원·박선원 전 국정원 차장의 2인 경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위 10% 평가를 통보받은 홍 의원은 애초 경선이라도 치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아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안 의원은 ‘홍 의원 컷오프가 경쟁력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못했다.
홍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도덕적 문제도, 본선 경쟁력도 문제가 없다면서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지켜 온 정신과 가치가 송두리째 흔들린다.
‘이재명을 위한 시스템 공천’만 앙상하게 남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거꾸러뜨리고 흔드는 윤석열의 검찰독재와 이재명의 사당화에 맞서 싸우겠다”며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미 탈당을 선언한 설훈 의원과 홍 의원을 중심으로 비명·친문계 의원들이 일명 ‘민주연대’라는 이름으로 독자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단 말이 나오는 중이다.
홍 의원은 전날 오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진행한 시민 인사 자리에도 참여했다.
여기엔 다른 친문계 인사인 윤영찬·송갑석 의원도 함께했다.
임 전 실장이 출마 뜻을 밝힌 서울 중·성동갑엔 전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전략 공천되면서, 임 전 실장은 사실상 컷오프됐지만 집단으로 유세에 나선 것이다.
친명계 내에서는 이들 행동이 사실상 ‘항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시민들이 아니라, 당 지도부를 향한 시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 재심 요구하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공천 배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기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에 영입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를 전략 공천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
현 민주당 상황에 대해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이 갈등이 ‘물리적 분당’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임 전 실장이 공천에 대한 문제 제기와 별개로 당에 남겠단 입장을 주변에 전했단 말이 나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이 거취와 관련해 “본인도 탈당하지는 않겠다, 다만 이 과정과 프로세스는 밟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BBS라디오에서 전날 밤 임 전 실장과 통화했다며 “(거취에 대해) 본인이 동지들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새로운미래 합류에 대해) 저로서는 열어 놓았지만 본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선택일 테니까 기다려 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공천에 대한 현역 의원 반발은 계속 터져 나오는 터다.
당장 당 전략공관위가 이날 서울 성북을에 영입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를 전략 공천하면서 컷오프가 확정된 비명계 기동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다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공정성과 형평성, 일관성을 지켜 달라”며 재심을 요청했다.
기 의원 지역구에 전략 공천된 김 변호사는 이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바 있어 친명 성향으로 분류된다.
친명계 중진인 변재일·안민석 의원 컷오프도 확정됐다.
안 의원 지역구인 경기 오산에는 영입인재인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전략 공천됐다.
안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친명이라는 이유로 또는 계파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안민석을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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