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이 대표가 “일방적인 주장만을 반복했다”며 화살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빈손’으로 끝났다며 혹평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30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이 대표의 소통이 창구가 열렸다는 점에서는 앞으로 협치나 소통과 관련한 희망을 봤다”고 평가했다.
정 대변인은 “다만 민주당이 거대 범야권, 192석에 대한 힘을 갖고 앞으로 22대 국회에서도 굉장한 힘 자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었다”면서 “정국 인식차가 여전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영수회담 직후 이 대표가 “답답하고 아쉬웠다”라는 소회를 밝힌 데 대해서는 “이 대표의 정치적 수사, 레토릭의 하나라고 본다”면서 “윤 대통령과 대화를 해도 별로 통하지 않더라는 불통의 이미지를 약간 덧씌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영수회담에 대해 “참 복장 터지더라”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진행 형식부터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제가 비교적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 (윤 대통령은) 우리가 예상했던 그대로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바뀐 것 딱 한 가지는 야당 대표를 처음으로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정도”라고 했다.

‘민주당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라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 그는 “그것은 진짜 조그마한 것이고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서는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말씀을 했다”고 반박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첫 의제가 민생회복지원금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응급 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한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니 그때부터 좌절감이 엄습해 왔다”고 전했다.
진 의장은 전날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에 참석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을 드리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만 한다.
그것은 정부가 하는 일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재삼재사 말했지만, 윤 대통령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도 했다.

진 의장은 전날 회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태원특별법과 관련해서도 그는 “대통령과의 입장차가 너무 커서 더 이상 회담을 더 끌어가기는 어려웠다”며 “시간이 너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여러 얘기를 섞어가면서 주변 곁가지 얘기까지 종횡무진식으로 얘기했다”며 “일부러 언급을 피하려고 했던 것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논의를 다 하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