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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자화자찬' '책임회피'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22대 총선에서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 이후의 기자회견이었지만,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언제까지 고집불통 윤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나"라며 "윤 대통령이 현재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70%에 가까운 국민께서 왜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지, 왜 총선에서 심판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며 "특히 국민의 명령인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과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사건 특검법에 대해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불가침의 성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채 상병 특검법조차 이미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인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말로 국민을 허탈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몹시 실망스러운 기자회견"이라며 "여전히 '난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요구를 담은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과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조차 피하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며 "총선 결과에 대해 성찰할 시간 충분히 있었고 민주당이 영수회담에서 국민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했지만, 윤 대통령은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지적했다.
다만 저출생 문제와 관련된 전담 부서가 만들어지는 데 찬성한다며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조국혁신당도 날을 세웠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도 없는 게 확인됐다"며 "친윤(친윤석열) 언론마저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고 충언을 하는데 윤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여전히 ‘국정 방향은 옳은데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한 총선 직후 국무회의 때 인식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국민들 마음에 와닿은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족, 미흡, 송구,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2년 국정운영에 대해 반성을 하고 앞으로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은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 "국민은 다 아는데 혼자만 모른다, 윤 대통령 스스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됐다"고 평가 절하했다.
개혁신당 역시 윤 대통령의 부족한 현실 인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이삭 대변인은 논평에서 "내용의 대부분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지지율의 위기 때마다 항상 어떠한 액션을 통해 반등을 꾀해왔지만, 더 이상 기대가 어려워 보인다"며 "민생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보고한 그 취지에 대해서는 평가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라 더 새로운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상태"라며 "그래서 여당이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제22대 총선에서까지 패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새로운미래도 "대통령의 책임 있는 자세는 보이지 않고 변명과 회피만 눈에 띈 회견이었다"고 논평했다.
이석현 새미래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 전환 의지를 보여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며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정작 특검은 '정치공세'라며 거부했고, 새로운미래를 비롯한 야당, 심지어 여당 내 일부 의원까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채상병 사건 특검 수용도 '수사를 기다려보자'고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새로운미래가 강하게 지적했던 비선 논란 관련해서는 한마디의 언급조차 없었다.
매우 유감"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민생은 더욱 어려워졌음에도 '기조의 일관성은 유지하겠다'고 했다.
질의응답 전에는 실체 없는 성과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김수영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알 수 있던 것은 윤 대통령이 집권여당의 총선 패배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암담한 현실뿐"이라고 일축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담화문과 기자회견을 보면서 갑갑하고 답답했다"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며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 기조를 전환하느냐"는 질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압권"이라며 "김건희 특검법도, 채상병 특검법도 모두 거부했다.
지난 대선 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라는 점을 재차 거론했다.
유 전 의원은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야당 대표를 만나고, 하나 마나 한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며 "중요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고, 이걸 보고 있어야 하나' '또 실망하는 국민들이 많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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