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KBC 광주방송서 “‘채상병·김건희 특검’ 안 하려고 구실 붙여”
文, 회고록에서 2018년 김정숙 여사 印 방문에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당선인이 21일 KBC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KBC 광주방송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과거 인도 타지마할 방문이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던 문 전 대통령 회고록 표현을 겨냥한 여당의 특검 요구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당선인은 21일 “무슨 특검을 하느냐”며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쏘아붙였다.
사전상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의 구상유취를 가져와 여당의 주장은 아주 유치한 행동이라며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KBC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국민 절반이 지지하는 ‘채상병·김건희 특검’을 하지 않으려고 그런 구실을 (여당이) 붙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방탄용’ 비난을 받는 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에 “만약 부장급까지 인사한다면 ‘런종섭’보다 더 큰 민심의 이반과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런(Run)종섭’은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임명을 둘러싸고 나왔던 표현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회고록에서 김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에 대해 “(정상 외교자의) 첫 단독외교”라는 설명을 내놨다.
김 여사의 방문이 외유성 출장이 아니라 인도 정부의 초청에 따른 공식 외교 활동이라는 강조다.
당시 인도 모다 총리의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 계획 설명에 ‘개장 때 꼭 다시 와 달라’던 문 전 대통령이 실제 공원 개장 때는 인도 정부의 초청에 응하기가 어려워 고사하니 ‘아내를 대신 보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는 얘기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나랏돈으로 관광한 것처럼 악의적인 왜곡이 나온다면서, “제가 이 얘기를 소상하게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외교 아니냐’는 질문에는 “평소에도 정상 배우자들이 정상을 보조하는 배우자 외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영부인의 첫 외교’라고 말하면 어폐가 있다”며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경거망동을 삼가고 자중하라’며 회고록이 아닌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날 세운 국민의힘은 약 4억원이 소요됐다던 2022년 국정감사 내용을 소환해 특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야권의 ‘김건희 특검’ 공세 강화에 여당이 김 여사의 재임 시절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먼저라며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였다.
 | 2018년 11월7일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 타지마할을 방문해 건물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외교부는 김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은 한국 측이 먼저 검토함에 따라 인도 정부가 초청장을 보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외교부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초 인도 측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과 디왈리 축제에 우리 외교장관을 초청했으나 우리 측은 여타 외교 일정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인도 측에 통보했다”고 우선 밝혔다.
이어 “이후 인도 측은 우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행사에 초청했다”면서 문체부 장관의 방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은 영부인이 함께 방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도 측에 설명했고, 인도 측은 인도 총리 명의 초청장을 송부해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당시 김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예산은 주관부처인 문체부에서 편성·지출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공세에 민주당은 21일 ‘김건희 물타기’라며 생트집이라고 받아쳤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을 과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동 방문과 같은 외교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오랫동안 두문불출하던 김건희 여사가 다시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 비판이 비등하자 국민의힘이 난데없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인도 방문 배경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문이 어려워지자 (인도 측이) ‘한국의 고위급 인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며 “외교 당국자들 간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나서 인도 측에서 김 여사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진 의장은 “인도는 해외 정상이나 국빈이 방문했을 때 늘 타지마할에 초청해서 자랑하고 홍보했다”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트뤼도 총리 등 인도를 방문한 수많은 정상들이 타지마할에 방문했고, 김정숙 여사도 마찬가지”라고 내세웠다.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정상급 인사가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방문해서 안동을 방문한 것과 유사한 외교 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은 억지 생트집으로 물타기를 하려고 하지 말고 김건희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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