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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여야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두고 릴레이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주도로 11곳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이 10일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하고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은 표결에 참여했다. 투표 결과 191표 중 189표를 얻어 박찬대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에 선출됐고, 정청래 의원은 191표 중 181표로 법사위원장이 됐다.

이외에도 △교육위 김영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최민희 △행정안전위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어기구 △보건복지위 박주민 △환경노동위 안호영 △국토교통위 맹성규 △예산결산특별위 박정 등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늘은 국회가 정상화된 날로 기록될 것이다. 22대 국회는 21대와는 전혀 다른 국회가 돼야 한다는 말에 모두 동의하실 거라고 믿는다"며 "권력을 확실히 견제하고 민생을 세심하게 살피며 국민께서 정치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했다.

법사위원장이 된 정청래 의원은 "국회는 법을 만들고, 국회부터 법을 모범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법사위는 더더욱 그러해야 한다. 법사위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법에서 정한 대로, 법대로 운영하겠다"라며 "여야 법사위원들과 함께 모범적 법사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당초 본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원내대표의 회동이 두 차례 이뤄지면서 오후 8시 이후로 연기됐다. 두 차례의 릴레이 협상에도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갖고, 민주당이 운영위원장과 과방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단칼에 거부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협상안을 고심 끝에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초지일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법사위와 운영위를, 방송장악을 위해 과방위를 강탈해 움켜쥐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실 앞을 점거하고 '이재명 방탄 사죄하라' '우원식 의장은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항의 농성을 벌였지만 우 의장은 본회의 개의를 강행했다.

우 의장은 "되도록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열기 위해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길 최대한 기다렸지만 안타깝게도 상황 변동이 없어 보인다. 국민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으로서는 원구성과 개원을 마냥 미룰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 강행 시도 규탄' 연좌시위에서 '협상 결렬'를 발표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어 우 의장은 "마지막까지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국회법을 따르는 것이 갈등에 함몰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법으로 판단했다"라며 "오늘 이후에라도 여야가 깊이 대화하고, 합의점을 만들어갈 수 있길 바라며 국회의장도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날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나머지 7개도 이번 주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22대 국회는 민심에 따라 정시 출발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체 없는 원구성으로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을 관철하고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며 오는 13일 본회의 소집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1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18개 모두를 가져가는 모습을 연출해 '독주' 이미지를 덧씌우겠다는 차원이다. 다만 또다시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똑같은 전략을 쓰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협상의 주도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무기력한 모습만 부각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어서 국민의힘의 고심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