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일정과 맞물려 진행된 '한·중 외교안보 대화'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19일 외교부·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가 개최됐다.
양국의 외교부·국방부 차관급 당국자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다.
우리 측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참석했고, 중국에선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과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대표단으로 나섰다.

우리 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와 오물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 등 일련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북한을 찾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양자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단계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저해하거나, 러·북 간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단호히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같은 문제가 중국의 이익에도 반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한반도의 평화·안정 및 비핵화를 위해 중국 정부가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잇따른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도 전달했다.
탈북민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각별한 협조를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중국 측은 중국 정부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이날 대화에서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전반적인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최근 한·일·중 정상회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이 같은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한·중 관계를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
또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최근 고위급 교류에서 합의했던 다양한 교류·실질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중 외교안보 대화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소통을 나눈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양측이 외교안보 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