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4인 비전 발표회
한 “원외 정치인 후원금제 신설”
원 “매달 당정 민생경제 회의”
나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적용”
윤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2일 한자리에 모여 흑색선전을 잠시 뒤로한 채 비전 경쟁에 나섰다.
이날 한동훈 후보는 총선 참패 이후 당의 변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원희룡 후보는 안정적인 당정 관계를 강조하며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는 선명한 보수 의제를 띄우며 정통당원 표심에 호소했고, 윤상현 후보는 수도권 당대표론을 띄우며 전면적인 보수 혁신을 주장했다.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나경원·원희룡·한동훈 후보(왼쪽부터)가 2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 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나란히 앉아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7·23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대표 후보자들은 이날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5분 비전 발표회’에서 각자의 장점과 전략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전추첨 순서에 따라 첫 번째 발표자로 단상에 오른 한 후보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우하향하는 우리 당의 추세를 보라”며 “지금이 변화의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중도, 청년에게 매력있는 정당 만들겠다”고 외쳤다.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 후보는 이날 주요 공약으로 원외 정치인 후원금 제도 신설, 성과보상체계 구축, 정책호명제 실시 등을 발표했다.
이어서 단상에 오른 원 후보의 홍보 영상은 “이러다 다 죽어”라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명대사로 시작됐다.
당과 정부의 갈등 구도가 아닌 긴밀한 협력 구도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원 후보는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당은 깨지고 정권 잃는다”며 “민심을 날 것 그대로 대통령께 직접 전달하고 책상에 놓고 직접 토론하겠다”고 했다.
매월 당·정 민생경제 비상회의를 통한 고금리 등 민생문제 해결 의지도 드러냈다.
이날 나 후보는 ‘외국인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 의제를 새로 띄우며 정통 보수당원 표심에 적극 구애했다.
나 후보는 “저출생 시대를 대비한 인력확충, 노동개혁, 꼭 필요하다“며 “홍콩,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간병인 도입 등 외국인근로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외국인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의는 지난해 조정훈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인종차별, 2등시민 등 논란에 휩싸이며 한 차례 철회된 바 있다.
나 후보는 이날 ‘핵무장’과 ‘반이재명 노선’을 재차 강조하며 강성당원의 표심에도 바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한 번도 평탄한 적이 없었지만 수도권 험지에서 내리 5선을 했다”며 “이기는 정당은 이기는 선거를 해본 사람이 해낼 수 있다”고 한·원 후보와의 차별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당원이 진짜 당의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원소환제, 당원신문고 등을 발표하며 당원 표심에 적극 호소했다.
비전발표회 현장 바깥에선 한 후보를 둘러싼 ‘배신자 공방’이 이어졌다.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역사는 대통령과 당대표의 갈등이 정권을 잃게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한 후보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입장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 후보는 이에 “민주당의 저 무지막지한 특검법을 막기 위해 어떤 대안이 있나”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두고는 “네거티브 정치 공세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확전을 피했다.
나 후보는 “원 후보와 한 후보가 지나치게 갈등 구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이재명 대표와의 싸움에서 진 분, 총선 과정에서 책임 있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김나현·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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