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8일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한, 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해 9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하고, 11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를 한 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menace)"라며 최근 북한과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한 러시아에 '추후 남한이 자국에 도움이 될지 북한이 도움이 될지 잘 판단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윤 대통령은 "올해 9월 서울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방어훈련에 나토 동맹국들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 왔다"며 "따라서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한미확장억제 체제도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합의 이후 한미동맹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과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