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시기 저울질
한동훈 당선 땐 협상 여지 있어
與 새 지도부에 처리 압박 예고
일각선 ‘상설특검법 활용’ 거론
국회 규칙 바꿔 與 추천권 배제
여론 역풍 우려해 일단 선 긋기
與선 “나치식 일당 독재” 맹비난
야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와 상설특검이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5일 재표결에서 또 부결될 경우 상설특검법을 활용하자는 당 일각 주장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표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특검법 재표결에서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에서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박찬대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 4명을 향해 “누가 대통령 편인지 두고 벌이는 볼썽사나운 이전투구 그만두고 국민과 유족 편에서 특검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약속부터 하라”며 “그게 보수가 살고 정권이 사는 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들어서는 즉시, 채 상병 특검법 처리부터 압박하겠다는 예고편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표결 시점을 두고 “일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야 하고, 그 뒤 본회의 소집 등 의사일정도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한동훈 후보만 특검 추천권을 대법원장 등 제3자에게 주는 방향의 대안을 내놨을 뿐 나머지 세 후보자는 모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재 여당 전당대회에서 앞서가는 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재안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재안을 통해 여야 합의로 구성된 특검이라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고 특검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일거양득이다.
또 여당이 전대 선거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폭발한다면 설사 중재안이 실패하더라도 재표결 시 여권의 이탈표도 노릴 수도 있다는 노림수도 깔려있다.
다만 여당 전당대회는 당원 의사가 ‘집중’되는 시기인 데다 한 후보는 결국 ‘원외 인사’인 만큼 대표가 되더라도 투표권자인 의원들과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를 움직이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거대 의석을 활용, 여당 추천권을 배제한 채 상설특검법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새로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현행법에 따른 제도를 활용하는 만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다.
현행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검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당연직 3명과 국회 추천 인사 4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국회 추천권은 현재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하도록 국회 규칙에 명시돼 있는데 이를 고쳐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자는 주장이다.
국회 규칙은 국회 운영위 의결로 개정이 가능한데, 현재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박 원내대표다.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특검이 이상한 사람이 되면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워낙 거부권을 행사하니까 위험하지만 차라리 상설특검법을 통해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만약 이번 채 상병 특검을 거부권 행사한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 가능한 상설특검으로 가야 된다”며 “그런다고 하면 특검에서 국회 몫은 제1당이 즉 민주당 야당이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여권을 중심으로 ‘독주’ 비난이 거세지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해식 대변인은 “지금 특검법 재의결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검토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야당의 ‘상설특검’ 주장에 거세게 반발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상설특검을 설치하는 데 여야가 동수로 (특검) 추천 위원을 추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핵심 요소”라며 “이것이 깨진다면 최소한의 중립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황 비대위원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수사 결과를 만들어내는 수사기관을 만들겠다는 얘기”라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유린될 지경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상설특검 후보자 4인을 전부 야당에서 추천할 수 있게 국회 규칙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나치식 일당 독재”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은 매일 이런 식으로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는 꼼수 연구에만 혈안이 된 집단”이라며 “‘노벨꼼수법개발상’, ‘노벨막가파식국회운영상’이 있다면 수상자는 매년 민주당과 개딸 의원들이 떼놓은 당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김승환·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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