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07.1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마지막 합동연설회 역시 후보들간 다툼으로 얼룩졌다. 한동훈 후보가 쏘아올린 나경원 후보의 '패트스트랙 공소 취하 부탁 의혹'이 야권까지 달려들며 커졌고, 나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당연히 취하할 사안이며, 공소를 취하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에 있는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합동연설회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자신이 재판을 받고 있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두고 "여당 법무부 장관이라면 당연히 공소를 취소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그런데 공소를 취소하기는커녕 헌정 질서를 바로 잡아 달라는 제 말을 공소 취소 부탁이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은 신이 났다. 수사감이니 공소 취소 청탁이라느니 말이 많다"며 "(한 후보가) 우리 당대표 후보가 맞느냐. 보수 정권의 후보 맞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보수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의식도 없는 당 대표 후보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며 "본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 탄핵마저 방치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지난 2019년 4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의안과 사무실 등을 점거해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다. 나 후보는 합동연설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거듭 이어갔다. 그는 "공소 취소는 사정 변경이 있으면 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은 기소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며 "서 있기만 해도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이는 야당의 정치 행위를 원천 봉쇄하는 반헌법적 기소였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당이 집권했고 보수 정당의 법무부 장관이면 그 이후에 사정 변경에 따른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며 "공소취소는커녕 제 이야기를 가지고 부탁이네 뭐네 하는 말씀은 우리 당 출신의 법무장관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후보를 겨냥해 "제가 했던 말은 헌법 질서를 바로 세워 달라는 것이었다"며 "의회 폭거가 계속되는데,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 후보가) 당대표로서 믿기 어려운 자질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원희룡 후보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 총기난사다. 이러다 다 죽는다"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한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CBS가 주관한 4차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거론하며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하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고,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원 후보도 합동연설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했다"며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옳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전했다. 또 '나 후보의 공소 취하 요청에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것까지는 모르겠다"면서 "야당은 바로 수사 대상이라 치고 나오는데, 이 사안의 사실관계나 실체가 어떤지 누가 물어봤느냐. 한 후보가 갑자기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냥 좀 탄식이 나올 뿐이다. 그래서 입 리스크라고 보시면 된다"고 부연했다.
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내부 총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에 "(다른 후보가) 저에 대해서 말하면 검증이고, 제가 (다른 후보에 대해) 말하면 내부 총질이냐"고 반문했다.
뒤이어 "(다른 후보가)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해서 저를 계속 공격하지 않느냐"며 "그동안 제가 받은 네거티브들을 쭉 나열해 보시라. 저는 소극적인 방어만 했을 뿐이고,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를 제기한 적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오히려 (다른 후보들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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