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수락 연설·일문일답
“전대 갈등 송구… 경쟁했던 분과 화합
尹대통령 찾아뵙고 자주 소통할 예정
친한·친윤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
목표는 尹정부 성공시켜 정권 재창출
채상병 특검법 민주적 절차 통해 토론”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한동훈 신임 당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김건희 여사 비공개 조사 논란을 두고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수평적 당정관계 재정립’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은 오늘 국민의힘의 변화를 선택하셨다”며 “우리가 바라는 변화의 시작을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국민이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로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 △미래를 위에 더 유능해지는 것 △외연 확장을 꼽았다.
 | 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당 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한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국민의 눈높이’로 언급한 것은 김 여사의 검찰 조사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김 여사 조사 방식과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조사가 미뤄지던 것을 영부인께서 결단하셔서 직접 대면조사가 이뤄졌다”면서도 “검찰이 수사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당대회’라는 오명을 쓴 전대 국면에서 분열된 당을 화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 대표는 “때로는 과열되고 갈등도 있었다.
제가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과 함께 가겠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하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는 ‘경선 과정의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말씀하셨다”면서 “그 한 마디가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 마디, 보수정권이 연속으로 집권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며 “제가 당대표로 있는 한 결코 폭풍 앞에 여러분을 앞세우지 않겠다.
새로 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스스로 폭풍이 돼 여러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간다.
미래로 가는 첫날을 당원 동지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우리가 바라는 변화의 시작을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
―윤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 있나.
“당연히 찾아가 봬야 할 것이다.
당정관계를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 드릴 예정이다.
”
―원내 반대가 있어도 ‘제삼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할 것인가.
“정치는 살아 있는 것이다.
제가 제삼자 특검법을 냄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상황이 여러 가지 변했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제가 말한 특검법을 전면 거부한 상황이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저는 지금 생각이 같은데,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해 보겠다.
”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당선자가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후 나경원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야권의 ‘한동훈 특검법’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런 억지 협박으로는 저와 국민의힘이 승리 기반을 만들기 위해 새출발하는 것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다.
특검은 굉장한 의혹이 있어야 하는 건데, 저를 어떻게든 해코지하겠다는 목적 말고는 내용이 뭔지를 모른다.
지난 정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대단히 공격적인 수사를 했는데 무혐의를 냈던 사안이다.
제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당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한 것이 특검 내용에 들어가 있는데, 그게 왜 특검 대상인가. 상을 줄 일이다.
댓글 얘기는 뭐 어쨌다는 건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 각종 법안 처리를 시도하고, 여당은 필리버스터 맞대응을 예고했다.
“집권 여당이 소수당일 때 좋은 정치를 하고 좋은 성과를 낸 적도 있었다.
그건 집권 여당이 민심과 한편이 됐을 때였다.
저는 그렇게 변화할 것이고 그렇게 변화해서, 지금 (민주당이) 한마디로 막 나가지 않나. 저런 분들을 민심과 함께 제지하고, 결국 심판하고 평가받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
―당직 인선에 친윤(친윤석열)계도 기용할 계획인가.
“우리 당에는 앞으로 친한(친한동훈)이니 ‘친 누구’니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다.
당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유능한 분들, 경륜 있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다.
―전대 과정에서 밝힌 법적 대응은 모두 취하하나.
“일률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많은 분과 함께 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대 기간에 있었던 갈등에 대해서는 과거는 과거대로 두고 화합하고 단결해서 미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
―(MBN 인터뷰)윤 대통령과 사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걱정하실 게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민심과 당심이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 아니겠나. 목표가 완전히 같다.
윤석열정부 성공시켜서 정권 재창출하는 거다.
목표 같은 사람들끼리 협력하고 토론하고 정답 찾아가는 과정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
고양=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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