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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 4법' 가운데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9일 오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방문진법 개정안 통과 직후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을 상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지난 28일 새벽 방문진법 상정 직후 시작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30시간 55분 만에 강제 종결하고 법안 표결을 거쳐 가결했다.
방문진법은 투표 결과 재석 187인 중 찬성 187인으로 가결됐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강행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날까지 닷새째 이어지는 필리버스터는 오는 30일 방송 4법이 모두 처리된 후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시작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전까지 약 85시간 진행됐다.
필리버스터가 30일까지 이어질 경우 토론 시간은 100시간을 넘기며 역대 두 번째 장시간 토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는 2016년 민주당이 '테러방지법 반대'를 주장하며 진행한 192시간 25분이다.

방송 4법 중 첫 번째 법안인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방통위법)' 개정안은 26일 오후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두 번째 법안인 공영방송 KBS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28일 새벽에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첫 번째 방통위법 필리버스터를 24시간 7분, 방송법 필리버스터는 30시간 46분 동안 진행했다.

우 의장은 네 번째 법안인 EBS법을 상정해 방송 4법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공영방송을 영구 장악하기 위한 민주당의 '방송장악 법'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방송 4법은 현행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 수를 21명으로 대폭 늘려 이사 추천권을 관련 직능단체 등에 부여하는 걸 골자로 한다.
그동안 방통위 권한이 막강했던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시청자 및 유관 기관이나 단체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공영방송사 사장을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복수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다만,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안 상정→필리버스터→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재의결 표결→폐기 수순으로 이어지는 정국 대치 국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