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회동를 가졌다.
총선, 전당대회 과정에서 심해진 불화설을 불식시키고 당정 화합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1시간30분 정도 만나 대화를 했다"며 "덕담과 조언을 나눴다"고 말했다.
전날 만남은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종료 뒤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회동에는 만남을 주선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다른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부분 회동을 몰랐을 정도로 비밀리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과거 검사 시절 일화는 물론 제2부속실 설치, 방송4법 국회 통과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회동이 끝난 뒤 대통령실은 오후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를 공식 보좌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 '여소야대' 국회 상황 속에 당정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과 당 운영에 대한 이야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지난 24일 이후 엿새 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지 하루 만에 한 대표 등 신임 지도부, 전당대회 출마자 등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삼겹살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한 대표와 인사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독대는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에게 당직 인선이 완료되면 다시 관저에서 만찬을 가지자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도 "당대표가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불화설이 일었다.
총선 참패 직후 윤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던 한 대표를 대통령실로 초청했으나 한 대표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하기도 했다.
최근 전당대회 기간에도 한 대표가 대통령실이 민감하게 여기는 '채상병 특검법'을 제3자 추천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총선 국면에서 김 여사가 보낸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두 사람의 불화설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전당대회 종료 이후 대통령실 안팎에서 당정이 화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만찬에서도 "우리가 앞으로 하나가 돼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된다"고 말했고, 한 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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