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까지 대정부질문 돌입
계엄령 의혹·의료 대란 등 격돌
與 “이재명 수사 방해 탄핵 남발
文 뇌물 의혹 전형적 정경유착”
野 “응급실 뺑뺑이 국민 죽어가”
박지원 “용산 홍보 부족” 지적에
韓 “朴의원님 못 따라가” 몸낮춰
朴 “저를 쓰시라” 韓 “건의하겠다”
국회가 9일부터 나흘간 대정부질문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여당은 야당의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등을, 야당은 의료대란·김건희 여사 등을 겨냥한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무마용”,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캥거루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잡아야 할 의료대란, 민생은 내팽개친 채 이재명 대표·문 전 대통령만 잡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최근 한 언론 보도로 제기된 김 여사의 4·10 총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野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가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최근 가중되는 의료대란 우려와 관련해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간다.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냐”며 “의사냐, 정부냐, 대통령이냐”라고 물었다.
한 총리가 최근 국회에서 의료대란 관련해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것”이라 발언한 데 대해 꼬집은 것이다.
한 총리는 박 의원 질문에 “살인자는 없다.
응급실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있었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이 모양 이 꼴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가 김 여사란 말이 들려온다.
왜 김 여사 앞에만 서면 검찰도, 권익위도, 방통위도 작아만 지나”라며 “대통령이 김 여사만 싸고돌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한 총리 사모님은 300만원짜리 디올백을 받을 것 같냐, 제가 아는 사모님은 안 받는다”고 말했고,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들 사이에 날 선 공방이 오가던 중 한 총리가 박 의원에게 “비서실장으로서 모든 정권을 걸쳐 최고였던 박 의원을 따라갈 수 없다”는 상찬을 건네기도 했다.
박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의 홍보가 부적절하단 비판을 내놓자 한 총리가 이런 답을 한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저를 쓰라고 하라”고 말하고 한 총리가 “건의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2002∼2003년 김대중 정권에서 박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총리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지낸 인연이 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최근 한 언론 보도로 불거진 김 여사의 4·10 총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다른 곳에 출마하라고 하고 그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고 했단다.
말 그대로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했고, 박 장관은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거기에 따라서 수사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답했다.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與, 文 겨냥 “몰염치 캥거루 게이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를 지연시키고 검사를 겁박하려고 탄핵을 남발한다고 본다”며 “계엄령 의혹도 마찬가지다.
조직적 공갈·선동이다.
‘개딸’ 등 극단적 지지자의 지지를 위해, 팬덤정치가 의회정치를 집어삼켜 버린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의 무한 탄핵은 대통령 탄핵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다.
(탄핵 후)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털어버릴 수 있다고 보니깐, 선거로 범죄를 덮어버리겠다는 게 민주당이 탄핵안을 남발하는 본질적 이유”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최근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문 전 대통령 옛 사위 채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형적인 정경유착이고 매관매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주거지 압수수색을 당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을 ‘돌 맞은 개구리’라 비유한 걸 언급하면서 “이 분은 억울한 개구리가 결코 아니다.
몰염치한 캥거루다.
이 사건은 문 전 대통령의 ‘캥거루 게이트’”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도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단순한 정치보복이라고만 보기 어렵지 않냐”고 물었고, 박 장관은 “검찰이 특정인에 대한, 특정 정당에 대한 정치보복 기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검찰을 악마화하고 정치집단화하는 건 검찰 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다”고도 했다.
김승환·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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